아직 5월인데 벌써?…'한 통 3만원' 금수박 이유 알고 보니 [장바구니+]

입력 2026-05-17 11:44   수정 2026-05-17 12:21


여름철 대표 과일 수박 가격이 들썩이고 있다. 이른 더위에 벌써부터 수박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난 데다 참외, 오렌지 등 대체 과일 물량이 줄면서 수요가 쏠린 영향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수박 한 통 가격은 2만9243원(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기준)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만3455원)보다 24.7% 올랐다. 지난 6일에는 3만400원까지 치솟아 3만원 선을 넘기도 했다. 통상 수요가 정점에 달하는 7~8월에나 보일 법한 가격대가 올해는 5월부터 나타나고 있다.

수박은 고온성 작물 특성상 기온이 오를수록 가격이 안정되는 흐름을 보인다. 기온이 높아지면 생육이 활발해져 출하량이 늘기 때문. 공급이 달리는 추운 계절에는 값이 높게 형성되다가 본격 출하가 시작되는 여름철로 접어들수록 가격이 점차 낮아지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올해는 이 공식이 빗나갔다. 지난달부터 초여름을 방불케 하는 이상 고온이 이어지며 수박 수요가 예년보다 빠르게 모이고 있다. 기온 상승이 작물의 생육을 도와 공급량 충분히 늘기 전에 소비가 먼저 급증하면서 수급 균형이 흔들렸다는 설명이다.


대체 과일의 공급이 줄어든 것도 수박값 상승을 부추겼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에 따르면 오렌지는 산지 작황 부진으로 올해 들어 수입 물량이 줄었다. 키위도 중동 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해상 운임 상승으로 수입 원가 부담이 커지면서 물량 감소가 예상된다. 이 시기 많이 찾는 참외 역시 출하량이 줄었다. 지난달 출하 물량이 많았던 탓에 이달 공급이 상대적으로 감소하는 '물량 쏠림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상황이 맞물려 과일 수요가 수박으로 집중된 탓에 가격이 뛰었다는 분석이다.

농업관측센터는 다음달 이후 수박 가격이 점차 안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는 수박 출하 지역이 전북 고창, 경남 함안 등 남부 지역에 집중돼 있지만 6월부터 강원과 충청 등으로 출하 산지가 확대되면서 공급 물량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다만 매년 반복되는 기록적 폭염은 여전히 '변수'다. 이론적으로는 생산량이 정점에 달하는 한여름에 가격이 내려가야 하지만 기록적인 더위가 이어질 경우 수요가 공급을 앞지를 수 있어서다. 실제 지난해에도 극심한 폭염이 수박값을 끌어올리기도 했다. 서울 지역 기온이 38도까지 오르는 등 무더위가 이어졌던 지난해 7월 수박 한 통의 평균 가격은 2만8398원으로 전년 동기(2만2300원) 대비 약 27.3% 상승했다. 한때 3만3533원까지 치솟으며 이른바 '금수박'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 관계자는 "6월부터는 수박 출하 지역이 전국적으로 넓어지면서 가격이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올여름 폭염으로 수요가 급증하면 가격이 다시 오를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박수림 한경닷컴 기자 paksr36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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