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5월 29일 10:42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약 160조원의 자산을 굴리는 글로벌 대체투자 운용사 스타우드캐피털그룹이 전북 전주에 사무소를 연다. 골드만삭스에 이어 세계적인 대체투자 운용사까지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가 있는 전주에 거점을 마련하면서, 전주가 글로벌 대체투자 자본의 새로운 접점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9일 정부 관계자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스타우드캐피털은 이르면 다음달 말, 늦어도 7월 안에 전주 사무소를 열 계획이다. 현재 전주시 만성동 일대에서 사무실을 확보하고 내부 인테리어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본지가 최근 만성동 현장을 확인한 결과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앞 오피스 빌딩은 5곳 안팎에 불과했고, 이 중 4곳에서 금융회사 입주를 위한 내부 공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스타우드캐피털은 이 가운데 한 곳에 전주 거점을 마련할 것으로 예상된다.
스타우드캐피털은 미국 마이애미에 본사를 둔 글로벌 대체투자 운용사다. 부동산, 호텔, 물류센터, 데이터센터, 부동산 대출 등 실물자산 투자에 특화한 운용사로, 운용자산은 약 160조원 규모로 추산된다. 1991년 설립 이후 전 세계 부동산 시장을 무대로 투자해 왔고, 스타우드프로퍼티트러스트 등 부동산 금융 플랫폼도 거느리고 있다. 최근에는 아시아 물류·데이터센터 플랫폼 ESR그룹 인수 컨소시엄에도 참여하며 아시아 실물자산 투자 보폭을 넓히고 있다.
이번 전주 사무소 개소식에는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배리 스턴리히트 회장이 직접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대체투자 운용사 총수가 서울이 아니라 전주까지 내려와 사무소 개소식을 챙기는 것은 이례적이다. 스턴리히트 회장은 개소식 참석과 함께 한국 대체투자 시장을 점검하고 국내 금융업계 고위 관계자들과도 잇달아 미팅을 진행할 예정인 것으로 파악됐다. 스타우드캐피털은 국내에서도 코람코자산운용 등과 물류센터·상업용 부동산 투자 분야에서 협업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전주 거점은 그동안 프로젝트 단위로 이뤄진 한국 시장 협업을 국민연금 중심의 상시 네트워크로 넓히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스턴리히트 회장은 글로벌 부동산·호텔 투자업계의 상징적 인물로 꼽힌다. 1991년 스타우드캐피털을 세운 뒤 호텔, 오피스, 주거, 물류 등 다양한 실물자산 투자를 통해 회사를 글로벌 대체투자 하우스로 키웠다. 1990년대에는 스타우드호텔앤리조트를 이끌며 W호텔 브랜드를 만든 인물로도 유명하다. 전통적인 부동산 투자에 머물지 않고 라이프스타일 호텔, 물류, 데이터센터, 부동산 신용 등으로 투자 영역을 넓혀온 점이 스타우드캐피털의 경쟁력으로 평가된다.
스타우드캐피털의 전주행은 국민연금과의 대체투자 협업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대체투자는 부동산·인프라·사모신용 등 비상장 자산에 투자하는 분야로, 딜 발굴과 구조 설계, 실사, 계약, 사후관리 과정에서 운용사와 출자자(LP) 간 긴밀한 협의가 필요하다. 특히 대형 부동산 대출이나 물류·데이터센터 투자처럼 거래 구조가 복잡한 자산은 대면 협의와 신속한 현안 대응이 성과를 좌우한다. 1600조원 규모의 기금을 운용하는 국민연금과 물리적 거리를 좁히는 것 자체가 글로벌 운용사 입장에서는 경쟁력이 되는 셈이다.
전주에는 이미 글로벌 금융회사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과 알리안츠글로벌인베스터스가 전주 사무소를 열고 국민연금과 전 자산군 협업에 나섰고, 블랙스톤은 2024년 전주에 진출한 뒤 최근 사무실 확장 이전을 추진 중이다. 골드만삭스도 전주 사무소 개설과 한국법인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여기에 스타우드캐피털까지 가세하면서 전주 금융 생태계는 운용사 연락사무소 단계를 넘어 글로벌 대체투자 협업 거점으로 진화하는 모습이다.
이미 입주했거나 입주가 확정된 국민연금 거래 국내외 금융회사는 22곳이다. 스타우드캐피털까지 포함하면 전주에 둥지를 틀 금융회사는 23곳으로 늘어난다.
전북도는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가 있는 전주 만성동 일대를 연기금·대체투자 특화 금융중심지로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과거에는 공공기관 이전의 상징으로만 여겨졌던 전주가 이제는 글로벌 운용사와 국내 대체투자 하우스가 국민연금을 중심으로 모이는 금융 클러스터로 바뀌고 있다. 국민연금은 단순한 입주 기관을 넘어 글로벌 금융회사를 전주로 끌어들이는 앵커 투자자이자 금융 생태계의 중심축 역할을 하고 있다.한 대체투자업계 관계자는 “전주 사무소가 몇 곳 늘었느냐보다 누가 전주에 와서 어떤 의사결정을 하느냐가 중요하다”며 “배리 스턴리히트 회장이 직접 전주를 찾는 것은 국민연금과 한국 대체투자 시장을 글로벌 본사 차원에서 챙기겠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국민연금 측은 스타우드캐피털의 전주 사무소 개소에 대해 "확인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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