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에 이어 SK하이닉스가 시가총액 1조달러를 넘어섰다. 세계 14개밖에 없는 시총 1조달러 이상에 한국 기업 두 곳이 진입한 것이다. 워런 버핏의 벅셔해서웨이도, JP모간도, 월마트도 제쳤다.양사 직원들은 성과급 파티를 즐기고 있다. 3년간 대략 총 260조원을 받게 된다고 한다. 정치인들도 급증하는 세수에 “국민 배당”이니, “반도체는 공공재”니 숟가락 얹기에 나섰다. 한국은행은 반도체 영향으로 올해 경제 성장률이 0.7%포인트 높아질 것으로 추정한다.
파티가 신나서인지, 언제 이 호황이 끝날지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 것 같다. 하지만 역사를 돌아보면 메모리 산업에선 늘 최고의 순간에 다음 위기가 잉태됐다.
수요에서도 변화가 있을 수 있다. 우버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은 토큰 비용이 치솟자 비싼 토큰을 투입해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지 따지고 있다. 이른바 ‘토큰 이코노믹스’다. 골드만삭스는 “기업 업무의 상당수는 최첨단 추론 능력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며 “토큰 지출 합리화가 향후 기업에서 중요한 논의 주제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는 반도체 수요에 역풍이 될 수 있다.
다시 치킨게임이 벌어질 수도 있다. 적자에 허덕이던 중국 창신메모리(CXMT)는 지난 1분기 순이익이 거의 17배 폭증했고, 매출도 7배 이상 늘었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창신의 D램 시장 점유율은 작년 1분기 3%에서 올 1분기 8%로 뛰었다. 저가 DDR4 제품, 내수 중심 업체였는데 이제 DDR5, LPDDR5 제품을 제조하고 고대역폭메모리(HBM) 개발에도 뛰어들었다. 곧 상장을 통해 최소 295억위안(약 43억달러)을 조달할 계획이다. 2025년 CATL(53억달러) 후 아시아 최대 규모다. 중국에선 CATL이 배터리 1위를 호령하는 것처럼 창신이 메모리를 평정할 것이란 기대가 크다.
중국은 이런 방식을 반도체에도 적용할 것이다. 창신이 금세 HBM에서 추격할 것이란 얘기가 아니다. 적자를 내면서도 계속 팹을 지을 것이고, 칩 공급이 쏟아지면 삼성과 하이닉스의 수익성이 흔들릴 수 있다. 그게 LCD에서 벌어진 일이다.
성과급 파티, 정치인의 말 잔치가 옳은지 그른지 따지지 않겠다. 굳이 찬물을 끼얹고 싶지는 않다. 그냥 파티가 좀 더 이어졌으면 하고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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