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전쟁에 가뭄까지 겹쳐…글로벌 밀 가격 20% 올라

입력 2026-05-31 18:40   수정 2026-06-01 00:34

올해 들어 국제 밀값이 20% 이상 급등했다. 가뭄과 비료 가격 상승 등이 겹친 결과다. 중동 전쟁 이후 세계에서 처음으로 밀을 심는 산지인 호주부터 생산량 급감에 직면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31일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에 따르면 7월 인도분 글로벌 밀 가격은 지난 5월 29일(현지시간) 부셸(27.2㎏)당 610.50센트에 마감했다. 글로벌 근월물 밀 가격은 올해 들어 20.36% 급등했다. 미국·이란 전쟁의 여파로 지난 12일에는 장중 682.25센트까지 치솟으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최근 6개월 새 밀값이 치솟은 것은 전 세계적으로 가뭄이 나타나고 있어서다. 세계 최대 밀 생산국인 중국은 지난해 극심한 가뭄을 겪으며 수확량이 최대 50% 급감했다. 작년 5월 중국의 주요 밀 재배지역인 산시성의 평균기온은 1961년 이후 가장 높았다. 뜨거운 햇볕은 땅을 말리고, 밀을 익기도 전에 그을게 했다.

한국 밀 수입량의 30%를 차지하는 호주도 비슷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호주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4월 뉴사우스웨일스에 내린 비는 동월 평균 강우량의 13%에 불과했다. 이는 1997년 이후 두 번째로 낮은 수준이다.

장기화한 중동 전쟁 여파도 밀 가격을 밀어 올린 요인이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따른 글로벌 에너지 가격 상승세가 비료, 연료 등으로 전이했다. 밀 재배에 필요한 비료 중 하나인 요소는 중동 전쟁 이후 가격이 10% 급등했다. 공급망 혼란은 가격 부담뿐 아니라 적기에 조달하지 못해 비료의 효과를 떨어뜨리는 문제로도 이어진다. 전 세계적으로 밀 공급이 급감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호주는 중동 전쟁 이후 밀을 파종하는 첫 번째 국가다. 호주 농업 애널리스트들은 연말까지 수확량이 예년에 비해 16~41%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글로벌 밀 가격의 상승에도 한국의 밀 가공식품 가격은 되레 낮아졌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설탕, 밀가루, 전분당 등에 대한 담합 조사를 벌여 가격 인하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손주형 기자 handbr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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