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은 이 물질을 단장증후군 치료제로 개발해왔다. 영양분을 흡수해야 할 소장이 짧아진 상태로 태어나거나 소장 기능이 망가져 영양 결핍 등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단장증후군 환자 대상 글로벌 2상(유효성 및 적정용량 확인)은 한미약품이 마무리하고, 릴리는 추가 임상시험을 추진할 계획이다. 한국 시장의 상업화 권한만 한미약품이 계속 보유한다. 임주현 한미그룹 부회장은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릴리가 소네페글루타이드의 개발 잠재력을 높게 평가했다는 점이 매우 뜻깊다”고 말했다.한미약품은 지난해 4월 전문경영인 체제 전환 후 기술수출 등을 위한 오픈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 조직을 개편했다. 이번 계약은 첫 성과다. 그간 시장의 관심은 한미약품의 근감소 개선 비만약 ‘HM17321’에 집중됐다. 글로벌 시장에서 거래가 활발한 비만약이 아닌 장 질환 치료 신약에서 ‘깜짝 성과’를 내자 추가 기술수출이 나올 것이란 기대감이 커졌다. 이런 분위기가 반영되면서 이날 한미약품 주가는 전장보다 9.78% 상승한 53만9000원에 마감했다.
이번 계약으로 2015년 개발된 랩스커버리 플랫폼 기술이 재평가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개발 후 10년가량 지나면서 ‘랩스커버리는 올드한 기술’이란 평가가 있었다”며 “릴리와의 딜이 저평가 이슈를 해소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한미약품은 올해 말 랩스커버리를 적용한 첫 국산 GLP-1 비만약 ‘에페글레나타이드’를 출시한다.
GLP-2에 대한 추가 글로벌 딜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글로벌 시장에선 덴마크 바이오 기업 질랜드파마가 가장 많은 GLP-2 후보물질 보유하고 있다. 국내 바이오기업 중엔 프로젠이 GLP-1과 GLP-2에 동시 작용하는 당뇨·비만약을 개발하고 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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