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천당제약은 올해 들어 경구용 당뇨·비만 치료제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고 잇달아 발표했다. 그 덕분에 주가가 급등해 지난 3월 20일 코스닥 시가총액 1위 기업에 등극했다. 하지만 이 회사의 기술력과 기업가치를 제대로 분석한 애널리스트의 보고서는 사실상 전무했다. 이런 가운데 한 블로거가 기술수출 계약의 신뢰성이 의심된다며 12가지 의혹을 제기하는 글을 올리자 삼천당제약 주가는 급락했다. 삼천당제약의 시총 9조원이 단 며칠 만에 증발했다.10년 전만 해도 증권사들의 이런 태도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주식시장의 하루 거래대금이 지금과 비교할 수 없이 적었던 시절, 소액으로 주식을 사고파는 개미 투자자는 증권사에 수익성 낮은 ‘계륵’ 같은 존재였다. 증권사는 대규모 수수료를 안겨주는 투자은행(IB) 딜과 거액 자산가 대상 자산관리 비즈니스에 주력했다. 증권사로선 돈이 되지 않는 개인투자자를 위해 고비용의 리서치 인력을 투입할 유인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최근 1년 새 코스피지수가 8000을 돌파하는 과정에서 개인의 주식 거래는 폭발적으로 늘었다. 증권사는 브로커리지 부문의 급성장 덕분에 역대급 실적을 내고 있다. 올 1분기에는 1조원대 영업이익을 내는 증권사도 등장했다.
증권사가 누리는 호황의 일등 공신은 개인투자자다. 하지만 증권사는 개인투자자를 위한 리서치 역량 강화에는 여전히 투자하지 않고 있다. 국내 주요 증권사의 애널리스트 규모는 10년 넘게 제자리걸음이거나 오히려 줄어드는 추세다. 리서치센터를 비용부서로 취급해 인력을 감축해온 탓에 일부 증권사는 애널리스트 한 명이 많게는 20~30개 기업을 동시에 담당하고 있다. 현장 탐방과 깊이 있는 분석을 하는 게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구조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돈 되는 대형주 위주로만 보고서가 집중되고, 정작 개인이 목말라 하는 코스닥 중소형주와 신성장 테마는 리서치의 사각지대로 방치되고 있다.
모처럼 찾아온 증시 호황이 장기간 지속되기 위해서는 주식시장에 대한 투자자의 신뢰가 필수적이다. 상장 기업에 대한 깊이 있는 분석을 적시에 제공하는 것이 투자자 신뢰 형성의 첫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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