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기술주 급락으로 증권가에선 8일 '검은 월요일'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금리인상 우려에 고환율까지 겹치면서 경계심이 높아진 영향이다. 최근 외국인 수급까지 이탈하고 있어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글로벌 헤지펀드는 선제적으로 한국 주식 비중을 줄이는 등 방어 전략으로 선회하고 있다.
7일 투자 업계에 따르면 증권가에선 단기적으로 증시 변동성이 나타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브로드컴이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인공지능(AI) 반도체 전망을 내놓은 데다 미국 고용지표 호조로 금리 인상 우려가 재점화되면서 지난 5일 미국 증시는 하루 만에 시가총액 1조3000억달러(약 2000조원)이 증발했다.
같은날 미국 증시에서 한국 시장에 투자하는 해외 상장 상장지수펀드(ETF)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아이셰어즈 MSCI 한국'(EWY)은 14.11% 급락했다. 국내 중·대형주를 추종하는 '프랭클린 FTSE 사우스코리아'도 14.42% 미끌어졌다. 국내 지수 3배를 따르는 '디렉시온 데일리 MSCI 코리아 불 3X'(KORU)는 무려 41.89% 폭락했다. 원·달러 환율마저 6일 1560달러를 돌파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7년여 만에 최고 수준으로 뛰었다. 환율이 상승할 때는 '환차손' 영향으로 외국인 자금이 국내 주식 시장에서 이탈하거나 매도 압력이 커진다.
NH투자증권은 오는 8~12일 코스피지수가 최저 7800선까지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상준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스페이스X의 나스닥 상장으로 기준 주도주에 대한 자금 이탈이 나타날 수 있다"며 "단기적으로 수급 및 모멘텀 공백으로 변동성 장세가 연출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 역시 "이번 주 금융시장은 미국 물가 지표와 국채 금리 등을 둘러싼 논란이 동시에 진행될 수 있어 단기적인 자금 이동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해외 '큰 손'은 국내 주식 비중을 축소하고 있다. 7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글로벌 자산운용사와 헤지펀드들이 최근 한국 주식 비중을 줄이고 파생상품을 활용한 헤지 전략을 확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인공지능(AI) 산업 성장세가 둔화한 것은 아니지만 올 들어 삼성전자(174.40%)와 SK하이닉스(217.97%) 등 반도체주 폭등에 따른 차익 실현이 본격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홍콩 소재 헤지펀드인 골든호스펀드매니지먼트는 최근 한국 주식 비중을 일부 축소했다. 이링옹 골든호스펀드 매니저는 "스페이스X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투자용 자금을 확보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말했다. 영국의 자산운용사 M&G인베스트먼트도 삼성전자·SK하이닉스 메모리·파운드리 비중을 일부 줄이고 AI 공급망 내 다른 종목으로 투자 대상을 확대하고 있다.
조아라 기자 rrang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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