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수소연료전지 산업 육성을 위해 시행하던 연료전지 생산 전력 의무 구매 제도를 단계적으로 축소하자 정치권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김소희 국민의힘 의원은 김용태·강명구 의원과 함께 11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내 수소발전 산업을 고사시키는 기후에너지환경부와 김성환 장관의 발전시장 축소 행보를 규탄했다.
의원들은 지난 8일 기후부가 행정예고한 ‘2026년 수소발전입찰시장 개설물량’ 중 일반수소발전시장 물량이 예년 대비 30%가량 축소된 930GWh(설비용량 환산 시 125MW)에 그친 점을 정조준했다. 정부는 연료전지에 투입되는 수소가 천연가스(LNG) 기반의 ‘그레이수소’라는 이유를 들어 입찰시장 문을 좁혔다.
정부는 내년도 입찰 물량을 현재 수립 중인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라 공고하기로 했다. 매년 개설되던 입찰 시장에 대해 "3년 뒤 상황을 보고 유지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단서를 달았다. 올해 공고된 125MW는 국내 250여 개 수소연료전지 기업들이 생존을 위한 최소치로 요구해 온 200MW의 절반을 조금 넘는 수준이다. 의원들은 이를 두고 “국내 시장에서 고사 위기에 처한 강소기업들에 사실상 사형 선고를 내린 것”이라고 비판했다.
의원들은 또한 "산업 경쟁력과 재생에너지 간 균형을 강조한 대통령의 국정 기조마저 주무 장관의 고집으로 훼손되고 있다"고 했다. 지난달 이재명 대통령이 조선업 현장에서 LNG 운반선을 미래 먹거리로 지목하며 LNG의 위상을 인정한 바 있고, 국무회의에서도 김 장관에게 탄소감축 속도 조절을 직접 주문했다는 점에서 주무 부처의 행보가 엇박자라는 지적이다.
업계가 요구하는 200MW 규모로 수소연료전지 발전을 하더라도 이때 발생하는 온실가스는 국내 발전 부문 전체 배출량의 약 0.18%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원들은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글로벌 AI 전력 시장에서 연료전지 산업이 핵심 인프라로 각광받고 있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최근 미국 데이터기업 오라클은 데이터센터 전력난을 돌파하기 위해 최대 2.8GW 규모의 LNG 기반 연료전지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의원들은 “기후부가 온실가스를 핑계로 국내 물량을 125MW로 무참히 토막 낸 사이, 미국은 단일 기업이 그 22배에 달하는 물량을 AI 산업 생존을 위한 분산전원으로 쓸어 담고 있다”며 국내 수소산업의 생태계 붕괴를 막을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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