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이후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정청래 당대표를 둘러싼 계파 갈등 및 불협화음이 분출하고 있다. 특히 정 대표의 '당대표 연임' 행보와 관련해 당내에서는 "대통령을 너무 만만하게 보는 것 아니냐"는 작심 비판까지 쏟아지며 내홍이 격화하는 양상이다.
최근 정 대표는 "정권은 짧다"는 발언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취임 2년 차를 맞은 이 대통령을 겨냥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며 파장이 일자, 정 대표는 11일 의원총회에서 대통령을 무려 15번, 단결을 9번 언급하며 급히 진화에 나섰다.
정 대표는 "우리 더불어민주당의 시작과 끝은 오직 이재명 대통령의 성공적인 국정 운영뿐"이라고 운을 뗀 뒤, "일각에서 제 발언의 진의를 왜곡하고 있으나, 이는 이재명 대통령의 핵심 개혁 과제를 완수하기 위해 우리 여당이 쉴 틈 없이 뒷받침해야 할 골든타임이 짧다는 절박함의 표현이었다"며 적극 해명에 나섰다.
나아가 "우리는 이재명 대통령을 중심으로 한 치의 흔들림 없이 똘똘 뭉쳐야 하며, 당대표인 저부터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철학을 최전선에서 호위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 민주당 상근부대변인 서용주 맥 정치사회 연구소장은 12일 YTN 뉴스에 출연해 "정청래 대표가 감당할 수 있을까. 이 대통령이 국정 통합을 지향하면서 좀 부드러워진 것처럼 보이지만 독한 분이다"라며 "살아 있는 권력 이재명 대통령이 2년 차 들어가는데 본인한테 조금 서운한 소리했다고 '정권은 짧다'고 하며 바로 대통령한테 들이대는 거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서 소장은 "연임에 대한 생각이 있다 보니까 수습하려고 저렇게 이재명 대통령을 연호하지만 당원이나 의원들이 두 번 속지 않는다"며 "그냥 밀어붙였다가는 부러질 수도 있다. 현재 이재명 대통령을 너무 만만하게 본 게 아닌가 그런 생각을 많이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방선거 결과를 바라보는 시각차도 갈등의 핵심이다. 이 대통령은 이번 선거를 사실상 '참패'로 규정하며 "제사보다 젯밥에 관심이 많은 선거였다"고 질타했다. 반면, 정 대표는 선거 직후 "서울은 안타깝지만 나머지는 위대한 승리"라며 자화자찬해 당청 간 뚜렷한 온도차를 보였다.
정 대표의 독자적인 행보도 도마 위에 올랐다. 중앙선관위 부실 관리 등 참정권 침해 논란 수습을 당부한 대통령의 의중과는 달리, 정 대표는 본인의 당대표 연임에 유리한 '1인 1표제'를 통과시키고 보완수사권 폐지론을 던지는 등 당권 행보에만 몰두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지난 9일 이 대통령의 G7 순방 환송식에 초대받지 못한 직후 전북을 방문해 이원택 당선인 등을 만났고, 12일에는 다시 광주 5·18 묘역 참배를 위해 호남을 찾았다. 이를 두고 "대통령 뜻은 귓등으로도 듣지 않고 당대표 선거에만 올인하겠다는 것"이라며 "정 대표가 이를 감당할 수 있을지 의문이며, 밀어붙였다가는 부러질 수 있다"는 경고의 목소리가 당내에서 커졌다.
한편, 야당인 국민의힘 측에서는 정 대표의 상황을 일부 옹호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정광재 평론가는 "12 대 4라는 광역단체장 성적을 보면 결코 국민의힘이 승리했다고 볼 수 없다"며 "정 대표 입장에서는 선거 중반 이재명 대통령의 스타벅스 마케팅 논란이나 부동산 정책 등 정부 측 책임도 컸는데 온전히 나의 책임이냐고 묻고 싶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정 대표는 연임 도전을 통해 팽팽한 당정 관계 구축을 내세우며 당원들의 판단을 받으려고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방선거 이후 여당 내 권력 투쟁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이 대통령과 정 대표 간 아슬아슬한 갈등이 어떤 결말을 맺을지 정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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