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서민금융안정기금 신설 법안이 하반기 국회 원 구성 협상의 변수로 떠올랐다. 금융당국 연구용역에서 기금 설치의 경제적 타당성이 충분하다는 결론이 나왔음에도 국민의힘은 합의 처리에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 대통령의 기금 설치가 포용금융 공약 가운데 대표적 사안인 만큼 법안 처리가 절실한 상황이다. 법제사법위원장을 여당이 사수하겠다는 방침을 굳힌 가운데 서민금융지원법 처리를 고리로 정무위원장 배분 문제가 협상 테이블에 오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4일 정치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서민금융진흥원이 추진한 ‘서민금융안정기금 신설 관련 연구용역’에서 “낮은 회수율에도 사회적 편익이 상당해 경제적 타당성이 있다”는 최종 결론이 도출됐다. 서민금융안정기금은 저소득 저신용층에 햇살론과 미소금융 등 정책서민금융상품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한 법정 기금이다. 이 대통령은 대선 과정에서 포용금융 확대를 핵심 공약으로 내세우며 서민금융안정기금 설치를 약속했다.
이 개정안은 지난달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심사소위에서 의결이 유력했다. 하지만 국민의힘 의원들이 “경제적 타당성부터 확인해야 한다”며 연구용역 결과를 보고 다시 논의하자고 요구해 처리가 보류됐다. 당시 야당은 저소득 저신용층 대출이 확대되면 정부 대위변제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보고서는 이같은 우려를 일부 인정하면서도 기금 설치 자체는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신용등급이 낮거나 소득이 적은 이들에 대한 대출이 늘면 회수율이 낮아질 수 있지만 이자 부담 완화와 금융 접근성 개선 등 사회적 편익이 더 크다고 봤다. 기금 운용체계와 회계 방식 리스크 관리 방안 등도 보고서에 담겼다.
민주당은 연구용역 결과를 근거로 법안 처리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입장이다. 금융당국도 내년 1월 기금 출범을 목표로 국회 설득전에 들어갈 방침이다. 정부 예산안이 확정되는 8월 말까지 법안이 본회의를 통과해야 예산 반영과 제도 시행 준비가 가능하다. 은행 등 금융회사 출연 근거인 서민금융보완계정 의무 출연 규정도 오는 10월 8일 일몰을 앞두고 있다. 법 개정이 늦어지면 기금 출범은 물론 정책서민금융 재원 조달에도 차질이 불가피하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연구용역 결과가 나온 뒤에도 합의 처리에 선을 긋는 분위기다. 재정 부담과 금융권 출연 문제 등을 이유로 신중론을 유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이 수적 우위를 앞세워 단독 처리에 나설 수는 있지만 서민금융 법안을 여야 충돌 속에 밀어붙이는 것은 정치적 부담이 작지 않다.
이 때문에 서민금융지원법이 원 구성 협상의 지렛대로 활용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민주당이 법사위원장 사수 방침을 굳힌 상황에서 이재명 정부가 반드시 처리해야 하는 서민금융지원법을 고리로 야당이 상임위원장 배분 협상에서 압박에 나설 수 있다는 분석이다. 현재 원 구성 협상은 법사위원장과 경제 상임위원장 배분을 놓고 막혀 있는 상태로, 국민의힘은 법사위는 물론 경제 상임위까지 야당이 확보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여권 관계자는 “서민금융안정기금은 이재명 정부 포용금융의 대표 공약이어서 반드시 통과시켜야 하는 법안”이라며 “야당 협조 없이는 정무위 처리가 쉽지 않은 만큼 정무위원장 협상과 맞물릴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하지은 기자 hazz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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