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우 전쟁과 중동 전쟁을 거치며 드론은 현대 전장의 핵심 무기로 자리 잡았다. 수십만원짜리 소형 자폭드론 한 대가 수억원짜리 전차를 무력화하는 상황이 반복되자 각국은 군용 드론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국내 방위산업 전문기업 ㈜코리아디펜스인더스트리(KDI)가 이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KDI는 2020년 11월 창립된 방산 전문기업으로 주로 천무(K-239) 다연장 체계에서 사용하는 각종 탄약과 탄두, 전자식 시한신관 등을 개발하고 생산한다. 최근에는 국내 최초로 자폭형과 투하형 공격 드론을 개발하고, 실전 테스트에 돌입했다. R&D 투자와 생산 역량 확충을 통해 우리 군 핵심 화력체계 전력화에 기여해 온 KDI는 지난해 매출 약 6000억원을 기록하며 창사 이후 최대 실적을 달성했고, 임직원 수도 창사 당시 대비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천무 체계의 국내 운용 확대와 수출 증가에 힘입어 안정적인 사업 기반도 구축했다.
탄약 기업이 드론 시장에 뛰어든 데는 이유가 있다. 군용 공격드론은 단순한 비행체가 아니다. 탄두·신관·유도·표적 획득 기술이 모두 집약된 무기체계다. 국내에서 드론과 탄약을 동시에 개발·생산할 수 있는 기업은 세 곳 안팎으로 평가된다. KDI는 이 핵심 기술을 이미 내재화했다는 점에서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KDI는 군 작전 환경에 특화된 소형 공격 드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현재 자폭형·폭탄투하형·정찰형 등 6~7종 규모의 드론 라인업을 구축하고 있다. 초소형 자폭드론은 1인칭 시점(FPV) 방식으로 적군을 개별 타격하는 데 특화돼 있다. 다목적 투하드론은 인공지능(AI) 기반 자동 표적식별 시스템을 적용해 복잡한 전장에서도 목표물을 스스로 포착한 뒤 공중에서 소형 폭탄을 투하한다. 소형 공격드론은 원통형 캐니스터(발사통)에서 신속 발사해 성형파편 탄두로 적 기동전력과 화포를 정밀 타격한다. 여기에 다연장 차량에 탑재하는 드론 개발도 계획 중이다.
KDI 드론의 경쟁력은 탄약 개발 과정에서 축적한 기술 노하우에서 나온다. 천무 체계에서 확보한 유도항법·종말유도·탄두 및 신관 설계 기술을 드론에 접목하고, GPS 항재밍 기술 고도화에도 집중하고 있다. 향후에는 인공지능(AI) 기반 자율비행과 표적 인식 기술을 단계적으로 적용해 드론의 생존성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ADEX)와 드론쇼코리아, 프랑스 유로사토리 등 주요 방산 전시회에도 참가해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섰다.
KDI는 현재 전체 매출의 85%를 차지하는 로켓탄약 사업 비중을 2030년 이후 57%로 낮추고, 드론 사업 비중을 25%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연구개발(R&D) 투자를 늘리고 전문 인력을 확보하는 한편, 국내외 협력 네트워크 구축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드론 플랫폼과 탄약·신관·유도 기술을 모두 보유한 종합 방산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다. 정정모 대표는 “공격드론이 본격적으로 전력화되면 또 하나의 K방산 주력 수출 품목이 될 것”이라며 “탄약 핵심 기술을 기반으로 우리 군 전력 강화에 기여하는 동시에 글로벌 무인체계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송준영 기자 ss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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