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일 오전 경기 용인테크노밸리 내 3100평 규모 모나미 코스메틱 생산 공장. 충진(내용물을 용기에 넣음)실에 들어서니 아이브로우와 틴트, 선스틱 등 온갖 종류의 화장품이 위생복을 갖춰 입은 직원들의 손을 거쳐 쉴 새 없이 쏟아져 나왔다. 에뛰드의 디어달링 마커틴트는 모나미 코스메틱이 독자적으로 기획·개발한 용기를 쓰고 있어 이곳에서만 원스톱 생산이 가능하다. 김상범 품질경영팀장은 “10여 개 품목의 용기를 직접 디자인해 시제품에 적용했다”며 “수주 물량이 늘어 충진실 규모를 두 배로 확장했다”고 말했다.

용인 공장이 완공된 2022년 이 회사는 화장품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제조자개발생산(ODM) 시장 진출을 공식 선언했다. 실적 반등을 위한 돌파구였다. 독일 필기구 브랜드 스타빌로처럼 펜 생산 기술을 활용하면 원만한 사업 전환이 가능하다는 판단이었다. 내용물만 만들고 용기는 외부 업체로부터 납품받는 기존 ODM·OEM사와 달리 용기 디자인까지 한 번에 해결해 준다는 점을 비교 우위로 내세우는 배경이다. 제품 기획 단계에서부터 즉시 판매 가능한 완성품을 공급하는 이른바 ‘턴키 비즈니스’다. 개발비 절감뿐 아니라 용기 수급 단계에서 발생하는 일정 지연, 품질 관리 등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한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 고객사 확보에도 주력하고 있다. 최근 유럽 최대 규모 뷰티 전시회 중 하나인 ‘메이크업 인 파리’(Makeup in Paris)에 제품을 출품하고, 글로벌 브랜드사와 프로젝트를 논의했다. 태국판 쓰리컨셉아이즈(3CE)로 불리는 메르츠카(Merrezca)와 협업해 4개 상품군(SKU)으로 구성된 베이스 쿠션을 출시하기도 했다. 이달 말에는 미국 시장에도 진입한다. 글로벌 뷰티 기업 키스뉴욕과 수주 계약을 맺고 리퀴드 아이라이너 등 런칭을 앞두고 있다. 미주, 동남아시아에 이어 장기적으로는 유럽 진출까지 계획 중이다.
국내 화장품 ODM·OEM 시장은 코스맥스와 한국콜마, 코스메카코리아 등 전통 강자들의 존재감이 상당하다. 그러나 K뷰티에 대한 수요가 국경을 넘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만큼 기회 요인은 충분하다는 설명이다. 대량 생산에 강한 선발 기업들과 달리 색조에 특화된 다품종 소량 생산 시스템으로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박경현 모나미 코스메틱 대표는 “모나미 그룹의 일부지만, 독립적 화장품 ODM·OEM사로 자체 성장 기반을 만들어가는 중”이라며 “글로벌 뷰티 제조사 파트너로 거듭나기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용인=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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