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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강세속에 엔화가 달러당 162.41엔까지 올라가며 1986년 이후 40년만에 최저치로 하락했다. 그러나 일본 정부가 지난 시장 개입의 실패 이후 미국의 금리 전망을 고려해 165엔까지는 용인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됐다.
30일 일본 엔화는 40년만에 처음으로 달러당 162.41엔으로 1986년 이후 40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최종적으로는 162.23엔에 마감했다.
가타야마 사츠기 일본 재무장관은 이 날 당국이 언제든 적절하게 대응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강조하면서 시장 개입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 날 미 달러화는 13개월만에 최고치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일본 엔화는 2분기에 달러화 대비 2%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4분기 연속 하락세로 4년 만에 가장 긴 하락세이다. 미국과 일본의 장기 금리 격차가 벌어진데다가 미국의 추가적인 금리 인상 가능성이 엔화 약세를 부추기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분석가들은 그러나 일본 정부가 과거와 달리 현재 수준에서 시장 개입에 나서도 그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일본 정부는 4월과 5월에 사상 최대 규모인 11조 7천억 엔(약 112조원) 수준으로시장에 개입했으나 사실상 엔화 가치 부양에 실패했다. 또 가타야마 사츠키 재무장관이 환율 변동에 대응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수차례 경고했음에도 달러-엔 환율에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이제는 미국의 금리 인상가능성과 지정학적 요인으로 강화된 달러화 강세라는 추가적인 문제까지 발생했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일본 당국이 다시 개입하기 전에 달러 가치가 165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스테이트 스트리트 투자운용의 수석 채권 전략가인 마사히코 루는 "시장이 정책 신호가 약해지는 것에 익숙해졌다”면서 "달러당 163~165 구간이 다음으로 주목해야 할 임계점"이라고 밝혔다. 그는 "(당국의)경고가 너무 앞서나가 효과를 잃었기 때문에 전략적 모호성으로 전환하는 것이 실제 개입의 충격 효과를 되살리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엔화 약세 추세는 지난해 10월 금융 완화를 선호하는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취임하면서 가속화됐다.
일본은행이 인플레이션 압력이 오래됐음에도 6월에 뒤늦은 금리 인상에 나선 것도 엔화 가치를 끌어올리기에는 너무 늦었다고 평가된다. 일본은행은 올해 하반기에도 연말에 한 차례 정도 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미국과의 금리 차이는 계속 유지되거나 일시적으로 더 벌어질 수도 있을 전망이다.
블룸버그는 이 달 금리상승에도 불구하고, 일본의 초저금리와 미국의 금리 격차로 엔화를 빌려 달러화 등 외국 화폐로 투자하는 수요가 지속되는 것도 엔화 약세를 부추긴다고 지적했다. 또 유가 상승으로 달러로 에너지 수입 대금을 내며 늘어난 달러 수요도 엔화 약세에 기여했다고 덧붙였다.
현재 엔화는 전반적인 달러 강세와 연준 및 기타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 기대감에 크게 좌우되고 있다.
일본 경제 분석 회사인 재팬 매크로 어드바이저의 수석 경제학자인 오쿠보 타쿠지는 "일본에 가장 적합한 정책은 일본은행이 금리 인상 빈도를 높여 엔화 지원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음을 시장에 알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환투기꾼들도 이에 고무돼 엔화에 대한 순매도 포지션을 꾸준히 늘려가고 있다. 미국 규제 당국이 발표한 최신 주간 데이터에 따르면 엔화 매도 포지션 규모는 113억 달러(약 17조5천억원) 로 2년 만에 최고치에 근접하고 있다.
SMBC 외환 전략가인 스즈키 히로후미는 "엔화 공매도 물량이 누적된 상황에서 시장 개입이 이루어질 경우 상당한 파급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대미무역흑자국가중 하나인 일본의 엔화 약세가 반갑지 않은 미국이 일본과 함께 공조 개입에 나선다면 상황이 달라질 수도 있다.
스테이트 스트리트의 루는 "특히 163을 돌파할 경우 165까지 손절매 주문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져 미국 재무부와의 공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엔화 동향을 주시하는 사람들에게 다음 주요 관문은 목요일에 발표될 미국의 고용 지표이다. 고용 지표가 호조를 보일 경우 연준의 조기 금리인상 가능성이 높아져 달러화 강세를 초래할 수 있고 이는 다시 엔화 약세를 부추길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IG의 시장 분석가인 토니 시카모어는 가타야마 재무장관이 달러-엔 환율을 점진적으로 상승시켜 "165~166 수준에서 새로운 저항선을 설정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일본 당국은 (시장 개입)여력을 아끼기 위해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을 좀 더 확인하기를 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엔화의 약세는 원화 가치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강달러 환경과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 앞에 석유 수입 가격 상승, 인플레이션 심화, 확대 재정 등 원화도 엔화와 비슷한 여건속에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1550원 바로 아래 수준에서 마감했으며 야간 시장에서는 한 때 1554.7원까지 올랐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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