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프라인 휴대폰 매장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소비자의 자급제폰 이용이 늘고 비대면 온라인 구매가 보편화해서다.
3일 국세청 국세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서울 휴대폰 매장은 2965곳으로 집계됐다. 2021년 말(3149곳)보다 184곳(5.8%) 감소했다. 서울 휴대폰 매장은 2022년 3091곳에서 2023년 2966곳으로 줄어들며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다. 소상공인 대출 상환 등을 이유로 사업자등록만 유지한 채 사실상 문을 닫은 매장이 적지 않아 영업 중인 매장은 통계보다 더 적다는 것이 업계 전언이다.
휴대폰 매장 감소는 가격 협상 중심의 거래 방식이 소비자에게 외면받고 있기 때문이다. 판매점마다 가격과 보조금이 달라 시세를 모르고 방문했다가 불리한 조건으로 계약할 수 있다는 인식이 퍼지며 정찰가로 판매하는 제조사 공식 온라인몰과 자급제폰 구매가 확산했다. 여기에 중고폰을 사거나 배터리를 교체해 사용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오프라인 매장의 입지는 더 좁아지고 있다.
서울 서초구의 한 휴대폰 매장 점주는 “젊은 소비자들은 온라인 구매에 익숙할 뿐만 아니라 투명한 판매 과정을 중요하게 여기다 보니 휴대폰 매장을 외면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적자에 경영난 심화되는 매장들, 휴대폰깡 등 범죄 유혹에 노출
조금이라도 저렴하면서 투명한 가격에 구매하기를 원하는 소비자들이 온라인 공식 사이트로 발길을 돌리면서 동네 휴대폰 매장이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그나마 남은 매장도 스마트폰 사용이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의 민원 창구 역할에 머무는 경우가 많아 수익성을 확보하기 어려운 실정이다.소비자의 휴대폰 구매 방식은 가격과 조건을 꼼꼼히 비교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동통신 전문 조사업체 컨슈머인사이트에 따르면 6개월 내 휴대폰을 구입하거나 통신사를 변경한 14세 이상 조사 대상자 6141명 가운데 3151명(51.3%)이 결정 과정에서 생성형 인공지능(AI)을 활용했다. 생성형 AI가 휴대폰 구매 과정의 주요 정보 탐색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다. 여기에 모두의요금제, 아정당 등 휴대폰 가격과 요금제를 비교할 수 있는 플랫폼까지 등장하면서 오프라인 매장을 찾는 소비자가 줄어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학생 이모씨(20)는 “성인이 된 뒤 첫 스마트폰을 챗GPT 등 생성형 AI로 이른바 ‘손품’을 팔아서 최저가를 알아보고 구매했다”며 “가격을 흥정하는 대면 구매 자체가 부담스러울뿐더러 매장에서 개인정보를 확인하는 절차도 꺼려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소비자들이 조금이라도 더 싼 휴대폰을 구매하려다가 불법에 노출되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 대금을 받고도 물건을 보내지 않는 이른바 ‘먹튀’ 사례가 대표적이다. 지난 5월 공정거래위원회는 중고 아이폰 인터넷 쇼핑몰을 운영한 제이비인터내셔널과 올댓에 각각 4개월, 15일의 영업정지와 과태료 총 700만원을 부과했다. 이들은 중고 아이폰을 2~4주 안에 받을 수 있다고 광고했지만 실제로는 수개월째 배송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동네생활 커뮤니티 당근에는 ‘휴대폰 먹튀 피하는 법’ 게시물이 올라오는 등 소비자들이 스스로 범죄 피해를 예방하려는 모습도 나타나고 있다.
수익성 악화로 경영난에 몰린 휴대폰 매장이 각종 범죄에 노출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휴대폰깡에 악용될 단말기를 개통해주고 수수료를 챙긴 통신사 대리점주들이 잇달아 처벌받고 있다. 부산지방법원은 지난달 16일 사기방조 등 혐의로 기소된 50대 휴대폰 대리점 운영자 A씨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휴대폰깡’은 불경기에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며 “대포폰, 보이스피싱, 불법사금융 등 다른 범죄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 문제”라고 말했다.
진영기/최영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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