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의 '파란좌석' 사라졌다…티켓값 뛰어도 판 뒤집은 K팝 [김수영의 연계소문]

입력 2026-07-11 19:00   수정 2026-07-11 19:22

공포의 '파란좌석' 사라졌다…티켓값 뛰어도 판 뒤집은 K팝 [김수영의 연계소문]


13만명.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지난 6~7일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이틀간 진행한 콘서트에 동원된 관객 수다. 지난해 스트레이 키즈 역시 같은 장소에서 2회 공연해 객석을 꽉 채웠던 바다.

K팝 그룹들의 글로벌 성과를 가늠하는 주요 지표로 꼽히는 게 바로 월드투어 규모다. 방탄소년단, 블랙핑크, 트와이스 등이 세계 주요 스타디움 무대에 서며 오랜 인기를 과시하고 있는 가운데 스트레이 키즈, 에이티즈 등 후발주자들도 공격적으로 해외 팬덤을 키워가고 있다.

멤버 전원이 군 복무를 마치고 올해 완전체로 컴백한 방탄소년단의 투어는 역대급 규모로 시작 전부터 화제가 됐다. 미국 음악 전문 매체 빌보드에 따르면 방탄소년단은 월드 투어 '아리랑(ARIRANG)'으로 두 달여 만에 2억400만 달러(약 3158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이는 미국에서 팝스타들의 콘서트 투어가 축소되거나 취소되는 것과는 상반되는 흐름이기라 더욱 주목받았다. 미국에서는 2026년 들어 팝스타들이 투어를 취소하거나 축소하는 사례가 등장하면서 음악 팬들 사이에서 '블루닷 피버'라는 신조어가 등장했다. 공연 예매처인 티켓마스터에서 팔리지 않은 좌석이 파랗게 표시되는 것을 두고 '파란 점'이라고 지칭하며 이러한 현상이 열병처럼 퍼지고 있다고 표현한 것이다.

푸시캣 돌스는 미국 아레나·스타디움 투어 상당 부분을 취소하면서 티켓 판매 부진을 이유로 들었다. 이 밖에도 포스트 말론과 젤리 롤이 공동 헤드라이너로 진행하던 미국 스타디움 투어 일정을 3분의 1로 줄였고, 메건 트레이너와 제인은 미국 아레나 투어 일정 전체를 취소했다. 과거 북미에서 100만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하며 1억7000만달러의 수익을 거두던 포스트 말론마저 타격을 받았다는 점에서 업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다만 이러한 현상만을 두고 불황이라고 단정하긴 어렵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여전히 톱급 아티스트들의 공연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기 때문이다. 대형 K팝 그룹도 이에 해당한다. 방탄소년단 투어 '아리랑'의 경우, LA·시카고 등 공연의 티켓이 진작에 매진된 걸 티켓마스터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음악·엔터테인먼트 데이터 집계 매체 루미네이트의 2025 연말 보고서에 따르면 K팝 청취자의 3명 중 1명 이상이 슈퍼팬이었다. 이는 미국 전체 장르 평균 20%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슈퍼팬은 충성도가 높은 팬으로, 음반·음원은 물론이고 공연·굿즈 등으로도 팬 활동이 이어지는 특징을 지닌다. K팝은 유료 결제로 넘어오는 첫 구간인 액티브 팬 비율 역시 78%로 팝의 69%보다 월등히 높았다.

K팝 시장에서 적극적인 팬 활동은 산업 지표로 직결된다. 한국음악콘텐츠협회의 써클차트가 월간 음반 판매량을 집계한 결과, 지난 4~5월 연속 1000만 장을 넘었다. 올해 상반기(1~6월) 누적 앨범 판매량은 약 5500만 장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1100만 장 증가했다. 이에 연간 누적 판매량 1억장을 돌파하며 호황기라 불렸던 2023년의 영광을 재현할 수 있을지 기대가 모인다.

관세청 수출입 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1~5월 합산 K팝 음반 수출액(수리일 기준) 1위 국가는 미국이다. 대미 음반 수출액은 5708만6000달러로 중국(4596만8000달러)과 일본(4255만1000달러)을 앞질렀다. 전년 동기(1387만1000달러)와 비교하면 무려 300% 이상 증가했다.

팬덤 바탕의 지지를 받고 있는 K팝에는 오히려 수요가 쏠리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현지 공연계 분위기는 예의주시하고 있다. 실제로 걸그룹 아이들이 북미 투어 10개 도시 일정을 전체 취소한 사례가 나오며 한 차례 업계가 술렁였다. 또 방탄소년단은 공백이 길었던 만큼, 팬들의 기다림이 폭발적인 소비로 이어진 영향도 배제할 수는 없다.


하반기에는 대형 기획사들의 '메가 IP'가 대거 출격한다. 빅뱅(YG), NCT(SM), 스트레이 키즈(JYP) 등이 투어에 돌입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팬덤 파워가 센 대형 팀들은 규모를 키우더라도 티켓 추이에 심각한 영향이 가진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여러 그룹의 체급이 동시에 커진 데다가 해외에서는 'K팝'이라는 장르 전반을 소비하는 팬들도 다수다. 인기가 한 팀에 치우쳐진 게 아니기 때문에 지역 별, 시기 별로 정밀하게 수요 예측을 할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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