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은 복지금 신청' 대체 뭐길래…주민센터 시끌시끌한 이유

입력 2026-07-10 20:00  

'숨은 복지금 신청' 대체 뭐길래…주민센터 시끌시끌한 이유

지난 7일 경기 고양시의 한 행정복지센터 민원창구 앞에는 ‘유튜브의 다수 복지 정보는 확인되지 않은 거짓입니다’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안내문에는 ‘고양시 버스비 지원’ ‘기초연금 관련 법 변동’ 등이 거짓 사례로 적혀 있었다. 또 효도수당은 등본상 4대 가족 거주, 장수수당은 100세 도래가 지급 조건이라는 점이 명시됐다.

A주무관은 “유튜브 가짜뉴스 때문에 힘들다”며 “공지문을 붙여도 효도수당, 장수수당 문의로 하루 한 번씩은 꼭 실랑이가 벌어진다”고 고개를 내저었다.

유튜브와 생성형 인공지능(AI)을 통해 확인되지 않은 복지 정보가 퍼지면서 민원인과 일선 공무원들이 고충을 겪고 있다. 정부가 정확한 복지 정보 안내에 힘써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튜브에서 된다던데”…노인들 헛걸음
최근 유튜브와 각종 SNS에서는 ‘75세 이상 버스비 전액 지원’ ‘65세 이상 전국 교통비 무료’ ‘숨은 복지금 신청’ 같은 제목의 콘텐츠가 잇달아 올라오고 있다. 문제는 일부 지방자치단체가 시행하는 사업을 전국 공통 제도인 것처럼 소개하거나, 폐지됐거나 존재하지 않는 지원금을 받을 수 있는 것처럼 안내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복지 정보는 지자체별로 대상과 조건이 다른데도 영상에서는 이런 차이를 제대로 설명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양시, 인천 강화군 등 일부 지자체는 효도수당 정책을 펼치고 있으나 자격 조건이 다르다. 고양시는 관내 3년 이상 거주한 4대로 구성된 가정에 월 7만원을 지원한다. 이에 비해 강화군은 1년 이상 3대 이상의 가족이 만 85세 넘는 어르신을 부양하며 거주하는 가구에 월 10만원의 수당을 지급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영상에선 “부모 부양 가정은 행정복지센터에 가서 신청하면 된다”는 식의 안내에 그쳐 고령층의 헛걸음을 부추긴다.

서울의 한 행정복지센터에 근무하는 공무원 김모씨는 “어르신들이 유튜브 영상을 보고 ‘효도수당 신청하러 왔다’며 찾아오는 경우가 반복되고 있다”며 “시행하지 않는 사업이라고 설명하고 돌려보내는 데 시간이 적지 않게 든다”고 말했다.

정보 취약계층인 고령층을 겨냥한 ‘복지금 콘텐츠’가 난립하는 배경에는 높은 조회수로 인한 수익이 꼽힌다. 실제 유튜브 영상에는 “시청에 문의했더니 그런 제도는 모른다고 했다” “더운 날 헛걸음했다”는 불만 섞인 댓글도 있지만 대부분 20만~50만 회의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었다.
◇‘환각’ 챗GPT 답변 들고 따지기도
생성형 AI가 존재하지 않는 판례나 폐지된 법령을 사실처럼 제시하는 환각(할루시네이션) 답변이 민원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잦다는 지적도 나온다.

부산경찰청에서 근무하는 공무원 류모씨는 “예전에는 블로그 글이나 인터넷 카페 게시물을 보여줬다면, 이제는 챗GPT 답변을 들고 오는 민원인이 늘었다”며 “실제 법 적용 기준을 설명해도 민원인들이 AI 답변을 맹신하는 경우가 있어 힘들다”고 말했다.

공무원 사회는 반복·악성 민원으로 피로도가 높은 상황이다. 국민권익위원회가 지난해 공직자 109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특이 민원 실태조사에서 응답자의 86.3%가 최근 3년간 특이 민원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전문가들은 허위 복지 정보 유통에 대한 제도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최호택 배재대 행정학과 교수는 “AI나 유튜브가 말한 내용을 그대로 믿고 찾아오는 민원이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라며 “복지 정보는 정부·지자체 공식 사이트에서 확인해야 한다는 안내를 더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리/이소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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