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겨울왕국’은 세계적으로 큰 사랑을 받은 애니메이션 작품이죠. 이를 무대 위 뮤지컬로 재탄생시키기 위해선 모든 걸 새롭게 구현해야 했습니다.”
뮤지컬 ‘겨울왕국’의 한국 초연을 앞두고 연습을 이끄는 해외 제작진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무대에서 감상할 수 있는 장면을 구현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퍼펫(인형)으로 구현되는 눈사람 올라프가 대표적이다. 올라프는 퍼펫을 조종하는 배우의 모습이 관객에게 그대로 노출된다.
한편 순록 스벤 역을 맡은 배우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채 자신의 머리보다 약 75cm 앞에 놓인 머리를 조종하고 몸통까지 움직여야 한다. 영화에선 그래픽으로 자유롭게 구현됐던 캐릭터가 코미디 연기, 퍼펫 조종, 노래를 통해 사람의 몸을 거쳐 표현되는 것이다.
브로드웨이 초연 당시 직접 스벤 역으로 무대에 서기도 한 아담 옙슨 피지컬 무브먼트 코디네이터는 “퍼펫을 조종하기 위해선 손의 움직임부터 완전히 새로운 방식으로 다시 훈련해야 한다”며 “스벤을 연기하는 것은 마라톤을 뛰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안무에는 작품의 ‘두 개의 세계’가 담겨 있다. 따뜻하고 생명력이 넘치는 세상에서 시작해 왕국이 얼어붙어 갈수록 안무의 스타일도 바뀐다. 찰리 윌리엄스 협력 안무감독은 “1막에서는 아렌델 왕국을 배경으로 하기 때문에 왕실의 품격과 우아함을 담은 움직임을 만들었다”며 “2막에선 1막과는 완전히 상반된 스타일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뮤지컬 ‘겨울왕국’은 2018년 미국 뉴욕에서 초연된 이후 영국 웨스트엔드, 일본, 호주, 독일, 싱가포르, 네덜란드 등에서 세계 관객들을 사로잡아 왔다. 제작진은 이번 한국 공연의 높은 완성도를 자신했다. 에이드리언 사플 협력연출은 “한국 공연은 그동안 전 세계 여러 나라에서 작품을 선보이며 축적한 아이디어와 경험이 모두 집약됐다는 점에서 특별하다”며 “지금까지의 공연 가운데 가장 완성도 높은 버전”이라고 말했다.
이번 공연에서 엘사 역은 정선아·정유지·민경아가, 안나 역은 박진주·홍금비·최지혜가 맡았다. 제작진이 캐스팅 때 가장 고려한 지점은 무엇일까. 사플 협력연출은 “엘사는 상징적인 넘버들을 소화할 수 있는 압도적인 가창력이 필요하고, 안나는 풍부한 카리스마와 따뜻한 마음에 코미디 감각까지 갖추고 있어야 한다”며 “이 역할을 맡은 배우들은 뮤지컬계의 올림픽 선수와도 같다”고 했다.
엘사 역을 맡은 배우에겐 ‘렛 잇 고’가 가장 큰 부담이다. 세바스티안 데 도메니코 협력 음악 수퍼바이저는 “배우 스스로 완벽하게 해내야 한다는 압박을 느끼는 데다, 모든 사람이 이 노래를 너무나 잘 알고 있고 완벽한 무대를 기대한다는 사실도 감당해야 한다”며 “기술적인 요구에 더해 엄청난 심리적 압박까지 견뎌야 한다는 것이 엘사 역 배우에겐 큰 도전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겨울왕국' 한국 초연은 다음 달 13일부터 내년 3월 1일까지 서울 잠실동 샤롯데씨어터에서 공연을 이어가며, 내년 부산 드림씨어터로 무대를 옮긴다.
최한종 기자 onebe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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