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롤러코스피에 또 '국장 탈출'…신뢰회복 조치 뒤따라야

입력 2026-07-17 17:53   수정 2026-07-18 07:40

[사설] 롤러코스피에 또 '국장 탈출'…신뢰회복 조치 뒤따라야

‘롤러코스피’ 장세가 이어지면서 개인투자자의 ‘국장 탈출’이 재개되는 모습이다. 이달 들어 보름(1~15일) 만에 개미들은 미국 주식을 1조4000억원(약 9억7935만달러)어치나 순매수했다. 1조원가량 순매수한 지난달에 이어 두 달 연속 국장에서 미장으로의 뚜렷한 머니무브다.

‘주식 이민’ 재개는 기본적으로 코스피지수 조정폭이 깊어진 데 따른 것이다. 최근 한 달 동안 미 증시는 2%(S&P500지수) 올랐지만, 코스피지수는 23% 급락해 주요국 증시 중 낙폭 1위에 올랐다. 현기증 나는 주가 움직임도 국장 탈출 가속화의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최근 한국 증시의 급등락은 웬만한 강심장이 아니고선 감당하기 힘들 정도다. 지난달 29일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가 96.64로 치솟으며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하루에 한 번꼴로 사이드카가 발동된다고 할 정도의 급등락 장세에선 안전한 투자처를 찾아 나서는 탈출 행렬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

증시 방향성이 하루이틀 새 뒤집어지는 당혹스러운 상황을 정부가 자초한 측면이 크다는 점에서 냉정한 복기가 필요하다. ‘음의 복리 효과’ 탓에 조정장에서 자칫 큰 손실을 볼 개연성이 있는 ‘삼전닉스 레버리지 ETF’를 덜컥 상장한 게 대표적이다. 반도체 종목으로의 투자자금 쏠림을 확대하고 특히 장 막판에 매수·매도 거래가 몰릴 것이란 여러 경고에도 금융당국은 허겁지겁 상장을 밀어붙였다. 그 결과 ‘자국 증시의 급등락을 유발한다’는 외국 증권당국의 불만이 제기될 만큼 변동성이 확대됐다. 홍콩·미국 증시에 상장된 레버리지 ETF로 몰리는 자금을 붙잡아두려다 외려 자금 유출을 부추기는 역설적 상황이다.

국민연금의 위험한 운용도 변동성 확대 요인으로 작용 중이다. 국내 주식 보유 비중이 30%를 오르내리며 법적 상한(20.8%)을 한참 웃돌자 최악의 경우 100조원이 넘는 매물이 쏟아질 것이란 불안감이 만만찮다. 국민 노후 자산 관리라는 막중한 임무보다 ‘닥치고 고수익’이라는 달콤하지만, 위험한 시나리오에 경도됐다는 의구심이다. ‘증시 정치화’ 우려를 불식하기 위한 책임 있는 조치들이 강구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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