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고 상반기 경기가 좋았던 것도 아니다. 지난해 하반기와 비교해 상반기 경기가 악화했다는 응답이 63.6%에 달했다. 반도체 호황으로 수출이 연일 신기록 행진 중이고 관련 기업들은 예년에 보기 힘든 실적을 기록하고 있지만, 골목상권 경기는 줄곧 내리막이다. 아랫목은 펄펄 끓는데 온기가 퍼지지 않고 윗목은 냉기가 더해가는 형국이다.
업종별로는 세탁소와 미용실의 매출 악화 전망이 72.7%로 가장 높았고 부동산중개업소(70%), 학원(68%), 호프·주점(63.3%)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전형적인 서민 업종이다. 하반기 경기를 부정적으로 전망한 이유로는 ‘고물가와 소득 불균형에 따른 소비 여력 감소’(60.9%)를 꼽았다. 수억원대 성과급을 챙기게 된 반도체 기업 직원 정도를 제외하고는 고물가와 양극화 심화로 지갑을 닫는 사람이 많아질 수밖에 없다고 본 것이다.
소상공인 96.6%가 하반기에 투자 계획이 없다고 밝힌 것도 경기를 얼마나 부정적으로 보고 있는지 보여준다. 시간당 1만700원으로 3.7% 오른 내년 최저임금도 가뜩이나 힘겨운 소상공인의 숨통을 더 조일 것으로 보인다. 원재료비와 인건비를 동시에 끌어올리는 부담이어서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3년 반 만에 다시 ‘긴축의 시대’가 열리고 미국·이란 전쟁의 재점화로 국제 유가가 반등하고 있다는 것 역시 불안 요소다. 서민의 삶이 팍팍해지면 골목상권의 경기는 우려 이상으로 가파르게 추락할 수 있다. 소상공인들은 골목상권을 살릴 최우선 정책으로 ‘세제 혜택 확대’와 ‘에너지 비용 부담 경감’을 꼽았다. 소비쿠폰 살포 같은 ‘일회성 처방’ 대신 적극 검토해 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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