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홈플러스가 서울회생법원에 즉시항고장을 제출한다. 대주주인 MBK파트너스와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이 2000억원 규모의 긴급운영자금(DIP) 조달에 합의하면서 회생절차 재개를 위한 마지막 절차에 나서는 것이다. 다만 누적된 자금난과 협력사 신뢰 회복, 법원의 최종 판단 등 변수가 남아 있어 영업 정상화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DIP 조달 방안을 놓고 대립해온 MBK와 메리츠는 즉시항고 기한을 나흘 앞둔 지난 16일 합의안을 마련했다. MBK는 홈플러스에 필요한 DIP 2000억원 전액에 연대보증을 제공하기로 했다. 메리츠화재·메리츠증권·메리츠캐피탈도 각각 이사회를 열어 2000억원 규모의 대출 승인안을 의결했다.
홈플러스 노동조합도 회생을 위한 고통 분담에 나서기로 했다. 마트산업노동조합과 일반노동조합은 37개 점포의 폐점 과정에서 회사의 재정 부담을 줄이는 방안에 협조하기로 했다. 폐점을 통해 확보한 재원은 상품 매입 등 잔존 점포의 영업 정상화에 투입될 예정이다.
홈플러스가 협력업체에 지급해야 할 납품 대금은 지난 4월 말 기준 약 4100억원에 달한다. 올해 5월 말 기준 공익채권도 1조999억원으로 불어났다. DIP가 전액 집행되더라도 밀린 대금과 운영비를 모두 감당하기 어려운 구조다.
상품 공급을 재개하려면 거래가 중단된 협력업체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홈플러스가 공급 대금 지급 일정과 향후 거래 조건을 제시하더라도 협력업체들이 실제 납품에 응할지는 불확실하다. 재고가 빠진 점포별로 상품을 다시 채우고 물류망을 정상화하는 데도 시간이 필요하다.
법원의 판단도 남아 있다. 서울회생법원은 홈플러스가 제출한 자금 조달 계획과 향후 회생 가능성 등을 검토한 뒤 회생절차 폐지 결정을 취소할지 판단할 예정이다. DIP 역시 법원의 허가와 대출 실행 절차를 거쳐야 해 실제 자금 투입까지는 일정한 시차가 발생할 수 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법원이 회생절차 재개를 결정하면 구조조정을 마무리한 뒤 본사와 대형마트, 온라인 등 남은 사업부문을 대상으로 인수합병(M&A)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회생계획안에 대한 주요 채권자의 동의를 확보하고 협력업체와 상품 공급 재개를 협의해 점포별 영업 재개 일정을 확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권용훈 기자 fac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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