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바이쫀득쿠키(두쫀쿠), 버터떡, 창억떡….
올해 상반기 배달 시장을 달군 유행 디저트는 몇 달 만에 주인공이 바뀌었다. 하지만 유행이 바뀔 때마다 빠지지 않고 함께 따라온 메뉴가 '아메리카노'다. 화제의 디저트가 짧은 생명력을 보인 것과 달리 아메리카노는 어떤 디저트와도 함께 주문되는 '단짝 메뉴'로 자리 잡으며 가장 큰 수혜를 입었다.

20일 배달의민족이 2024년부터 지난 5월까지 주문 데이터를 분석한 '2026년 상반기 외식 트렌드'에 따르면 올해 1~5월 아메리카노 배달 주문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60% 증가했다.
같은 기간 라테류 주문 증가율(30.9%)의 두 배 수준이다. 지난해 11월 두바이쫀득쿠키 열풍과 함께 급증한 아메리카노 주문은 두쫀쿠 인기가 꺾인 이후에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두쫀쿠는 지난해 말부터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며 긴 대기 줄을 만들었지만, 약 3개월 만에 열기가 빠르게 식었다. 반면 아메리카노는 특정 디저트 하나에 기대지 않았다. 두쫀쿠 이후에도 소금빵, 버터떡, 창억떡, 피낭시에, 와플 등 새로운 디저트가 잇따라 유행하면서 함께 주문되는 대표 음료로 자리 잡았다.
올해 1분기 두바이 디저트 주문 가운데 아메리카노가 포함된 주문 비중은 12.7%로 전체 메뉴 가운데 가장 높았다. 2위인 카페라테(1.3%)보다 약 10배 높은 수준이다. 올해 상반기 아메리카노와 함께 가장 많이 팔린 음식(음료 제외)도 소금빵, 쿠키, 떡, 피낭시에, 와플 순으로 모두 최근 유행한 디저트였다.

업계에서는 유행을 만드는 메뉴와 오래 살아남는 메뉴가 달라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디저트는 짧은 기간 폭발적인 관심을 끌지만 유행이 지나면 빠르게 다른 메뉴로 대체된다. 반면 아메리카노는 커피 본연의 맛 외에는 개성이 강하지 않아 다양한 디저트와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것이 강점이다. 새로운 트렌드가 등장할 때마다 함께 판매가 늘어나는 구조를 만든 것이다.
외식업계의 메뉴 전략에도 트렌드 변화가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과거에는 화제성 메뉴를 얼마나 빨리 출시하느냐가 중요했다면 최근에는 유행 메뉴와 함께 팔릴 '조연 메뉴'를 어떻게 구성하느냐가 객단가를 높이는 핵심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카페뿐 아니라 떡볶이, 버거, 치킨 등 다양한 외식 브랜드에서도 아메리카노를 함께 주문하는 사례가 늘고 있어서다.
버거의 성장세도 두드러졌다. 배달의 민족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버거 배달 주문은 지난해보다 14.2% 늘어 치킨(3.8%)과 피자(-3.0%)를 크게 앞질렀고, 샌드위치와 토스트 주문도 각각 9.5%, 10.5% 증가했다. 버거와 디저트, 음료를 함께 즐기는 소비가 늘면서 '주인공 메뉴'보다 다양한 음식과 조합되는 메뉴의 가치가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요즘 소비자는 하나의 유행 메뉴만 찾기보다 여러 메뉴를 함께 즐기는 소비 패턴을 보인다"며 "짧게 반짝하는 히트 상품보다 다양한 메뉴와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스테디셀러가 오히려 더 안정적인 매출을 만들어주는 시대가 됐다"고 말했다.

권용훈 기자 fac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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