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산토끼를 아무리 잡아 온들 집토끼가 집을 나가면 총선, 대선이 무망한 것 아니냐"며 전통 지지층을 결집하는 게 이번 전국당원대회의 주된 과제라고 20일 주장했다. 전국당원대회 기탁금은 이전 수준으로 낮추고 문자 발송 비용 등을 당이 부담하는 식의 경선공영제를 도입하자고 제안했다.
정 전 대표는 이날 MBC 라디오에 나와 연임 도전 이유를 묻는 말에 "6월3일 지방선거 이후 핵심 코어 지지층, 이른바 전통적 지지층의 이반 현상과 상실감이 있는 것 같다"며 "그 열정과 헌신이 저에게로 투사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원 4만명 정도가 서명해 의원실에 전달했고, '민주당을 민주당답게 만드는 데 정청래가 한번 나서 달라'는 요청이 있었다"며 "공적인 부분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에 다시 깃발을 들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정 전 대표는 당원들이 요구하는 '민주당다움'의 핵심으로 "검찰개혁으로 상징되는 민주당의 개혁 정체성이 흔들리고 있다"는 문제의식을 꼽았다. 특히 검찰의 보완수사권 폐지를 둘러싼 최근 당내 기류 변화에 대해 "최근 의원총회에서 보완수사권 폐지는 안 되는 것 아니냐는 주장을 절대다수가 당당하게 하는 걸 보고 당황스럽고 놀랐다"며 "왜 이렇게 됐는지 원인 분석이 잘 안된다"고 말했다. 이어 "산토끼를 아무리 잡아 온들 집토끼가 집을 나가면 총선, 대선이 무망한 것 아니냐는 불안감, 심하게 말하면 공포감이 있다"고 했다.
유시민 작가의 '증축·재건축론' 문제의식에 대해 정 전 대표는 "노코멘트하겠다"며 "유 작가의 주장에 대해 말을 덧붙이면 여러 문제를 더 야기할 수 있다"고 답했다.
정 전 대표는 당대표 연임에 성공할 경우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문제를 전당원 여론조사를 통해 공론화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당 대표가 되고 나면 당원들에게 전당원 여론조사를 한번 해볼 생각"이라고 했다. 지난번 합당 추진이 무산된 만큼 이번엔 절차를 갖춰 추진하겠다는 취지다.
지난 1월 최고위원들도 모르는 상태에서 합당을 전격 제안했던 배경을 묻는 말에는 "당정청이 원팀,원보이스로 조율해서 처리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금융실명제 같은 경우도 전격적으로 (이뤄졌다)"고 비유하며 "사전에 논의 과정이 있었으면 좋았겠지만, 그러면 제안조차 하기 어렵지 않았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제가 제안한 것이지 합당을 선언한 게 아니다. 제안 이후 반대에 부딪혀 못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 전 대표는 이재명 대통령이 언급한 선거공영제에는 동의한다는 취지로 답했다. 그는 "제가 당 대표 때도 당원 명부 전체를 후보 측에 주지 않아 150만 권리당원 전체에 문자 한 번 보내면 선거운동 비용이 그냥 끝난다"며 "당에서 공평하게 문자를 보내주는 방식도 검토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최근 논란이 된 전당대회 기탁금에 대해서도 "너무 많이 올랐다"며 "작년 전당대회 수준으로 낮췄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냈다.
정 전 대표와 러닝메이트 관계로 알려진 최고위원 후보들에게 당원 생일월별로 나눠 투표하자는 지침이 SNS에서 공유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선 "예전부터 늘 있었던 일"이라며 "당원들이 자발적으로 알아서 짜는 전략이고, 상대 쪽도 하고 있는 걸로 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제 캠프와는 전혀 무관한 당원들의 자발적 움직임"이라고 선을 그었다.
최해련 기자 haery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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