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멤버 원이의 '~노'로 끝나는 사투리 사용이 일베식 말투 아니냐는 예상밖 논란을 낳으면서 한층 눈길이 쏠린 걸그룹 리센느(RESCENE)를 앞세운 유통업계 마케팅이 팬덤을 타고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사회적 논란이 되면 광고업계에선 꺼리는 게 일반적이지만, 이번 사안은 결과적으로 과도한 지적이었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정반대 사례'가 되고 있는 게 포인트다.
기업이 제작한 광고를 팬들이 자발적으로 찾아보고, 이를 다시 숏폼과 밈으로 재가공하면서 광고 효과가 배가되는 모습이다. 유통업계의 아이돌 활용 방식도 단순한 모델 기용을 넘어 콘텐츠와 협업 상품, 캐릭터 굿즈로 넓어지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도미노피자가 리센느를 브랜드 모델로 발탁해 지난 16일 공개한 여름 신제품 '무진장 슈림프 스테이크 피자' 광고는 공개 4일 만에 누적 조회수 1700만회를 넘어섰다. 리센느 멤버 원이·미나미·리브·메이·제나가 각각 등장하는 쇼츠 5종도 모두 조회수 200만회에 육박했다.
팬덤의 자발적 확산이 광고 흥행을 뒷받침했다. 도미노피자 공식 유튜브 채널에는 "광고가 짧게 느껴졌다"거나 "광고를 보러 직접 찾아왔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팬들이 광고 영상을 활용해 만든 편집 영상과 숏폼 등 2차 콘텐츠도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에 잇따라 올라왔다. 일부 콘텐츠는 170만회 조회수를 기록할 만큼 관심을 받고 있다.

과거 유명 연예인을 광고에 등장시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데 집중했다면, 최근에는 팬들이 광고를 다시 소비하고 재생산하는 과정까지 마케팅의 일부가 된 셈. 기업 입장에서는 공식 광고 노출에 더해 팬덤이 만든 콘텐츠를 통해 추가 확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리센느를 활용한 유통업계 움직임도 광고를 넘어 상품과 지식재산권(IP)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편의점 CU는 이달 초 리센느를 브랜드 모델로 선정해 협업 상품과 콘텐츠 제작을 아우르는 프로젝트를 예고했다. 멤버들 취향과 아이디어를 반영한 상품을 순차적으로 선보이고, 신규 앨범과 밈을 활용한 협업도 추진할 계획이다.
오는 9월에는 팬들 사이에서 '리트와 메트'로 불리는 리브와 메이의 조합을 활용한 '패트와 매트 반반바' 스페셜 에디션도 출시한다. 팬덤 내부에서 소비되던 멤버 간 관계와 별칭을 실제 편의점 상품으로 연결한 사례다.

동아오츠카 역시 리센느를 나랑드사이다의 새 모델로 발탁했다. 회사 측은 "화려함보다 본질에 집중하며 자신만의 길을 걸어온 리센느가 2010년 제로 사이다 브랜드로 시작해 현재까지 제로 제품만 운영하는 나랑드사이다와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고 모델 기용 배경을 설명했다. 다음달 신규 광고를 공개하고 밝고 편안한 그룹 이미지를 브랜드 호감도로 제고한다는 계획이다.
한정판 거래 플랫폼 크림은 리센느 공식 캐릭터 '레미니' 키링 5종의 사전예약을 단독 진행했다. 앞서 리센느와 김씨네과일이 협업한 한정판 티셔츠를 독점 판매한 데 이어 캐릭터 상품까지 선보이며 팬덤 소비를 겨냥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최근 아이돌 광고는 단순히 영상을 노출하는 데 그치지 않고 팬들이 직접 콘텐츠를 재생산하면서 확산하는 구조"라며 "광고와 상품, 굿즈를 하나로 묶어 팬덤과의 접점을 넓히는 마케팅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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