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시간50분 걸려도 갔다…직장인들 참지 못한 이유 [트래블톡]

입력 2026-07-21 21:00   수정 2026-07-21 22:42

7시간50분 걸려도 갔다…직장인들 참지 못한 이유 [트래블톡]


30대 직장인 최모 씨는 올해 제헌절 연휴에 강원도 고성으로 가족여행을 다녀왔다. 최 씨는 "연차를 쓰지 않고도 연박이 가능해 여행을 계획했다"며 "주말마다 아이와 어디를 갈지 고민했는데 쉬는 날이 하루 더 생기니 2박 여행도 부담 없이 갈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제헌절이 올해 18년 만에 다시 공휴일로 지정되면서 만들어진 사흘 연휴가 국내 여행 패턴에 변화를 가져온 것으로 나타났다. 평소 당일치기 중심이던 국내 여행이 숙박여행으로 바뀌는 양상을 보인 것이다. 강원, 제주 등 비교적 먼 지역을 찾는 발걸음도 늘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 제헌절 연휴에는 숙박 예약과 지역별 이동이 늘면서 공휴일 하루가 국내 관광 수요를 확대하는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2026년 국민여행조사' 1분기 잠정 결과를 보면 국내 여행의 63.7%는 당일치기였다. 1박2일은 26.7%, 2박3일은 7.7%에 그쳤다. 국내 여행은 주말이나 짧은 시간을 활용한 형태가 일반적이란 얘기다. 이 같은 구조 속에서 공휴일이 하루 추가되면 숙박여행으로 전환되는 수요가 늘어나는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제주 입도객 흐름에서도 연휴 초반 여행 수요가 집중되는 모습이 나타났다. 제헌절 전날인 지난 16일 제주를 찾은 내국인 관광객은 3만4258명으로 지난해보다 16.3% 늘었다. 제헌절 당일인 17일에는 3만7072명으로 34.1% 증가했다. 다만 올해 17일은 공휴일인데다 연휴가 시작되는 금요일이었던 반면 지난해는 평일인 목요일이어서 요일 효과도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반면 연휴 후반인 18일 입도객은 2만8322명으로 지난해보다 8%, 19일은 3만397명으로 10.8% 각각 감소했다. 업계에서는 연휴가 길어지면서 입도 시점이 앞당겨지고 체류 일정이 길어진 영향이 일부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다.

전국 단위 이동량도 증가했다. 한국도로공사는 연휴 첫날인 17일 전국 고속도로 이용 차량이 575만대, 마지막 날인 19일에도 487만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 연휴 첫날인 17일 오전 9시 요금소 출발 기준 서울에서 부산까지는 7시간50분, 강릉까지는 7시간이 걸리는 등 명절 연휴를 방불케 하는 정체가 이어졌다.

이러한 현상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정부가 2024년 국군의 날(10월1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면서 개천절까지 이어지는 연휴가 만들어졌을 당시에도 비슷한 결과가 나타났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48.3%가 해당 기간 여행을 계획했다고 답했는데 이 가운데 80.7%는 임시공휴일 지정 이후 새롭게 여행을 준비한 것으로 조사됐다. 여행 계획자의 86.5%는 국내여행을 선택했고, 강원도(25.1%), 부산(15.1%), 제주(10.8%) 순으로 선호도가 높았다.

올 여름 여행 예약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났다. 놀유니버스가 7~8월 투숙·이용일 기준 예약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입실 예약이 가장 많은 날은 제헌절 연휴가 시작된 17일이었다. 여름 성수기 전체 예약에서는 강원이 23%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고 제주(11%), 부산(9%)가 뒤를 이었다. 캠핑·카라반·글램핑 등 야외 숙소 예약도 전년보다 102% 증가했다.

업계는 공휴일 하루가 추가될 때마다 숙박여행이 늘고 이동 반경도 넓어지는 흐름이 반복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했다. 업계 관계자는 "짧은 연휴만으로도 여행 수요가 늘어나는 만큼 숙박과 교통, 지역 소비가 함께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며 "연차 없는 사흘 연휴가 국내 관광 수요를 움직이는 주요 변수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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