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육비 선지급제 1년…“도움 되지만 액수·절차 개선해야”

입력 2026-07-21 18:00  

양육비 선지급제 1년…“도움 되지만 액수·절차 개선해야”



비양육부모가 지급하지 않은 양육비를 정부가 먼저 지급하는'‘양육비 선지급제'가 시행 1년을 맞은 가운데 초기 지급분의 회수율이 9.4%로 나타났다

21일 성평등가족부에 따르면 지난해 7~12월 지급된 양육비 선지급금 77억3000만원 가운데 7억3000만원이 회수됐다. 회수율은 9.4%다.

양육비이행관리원은 아직 송달이 이뤄지지 않았거나 변제기한이 남은 사례가 많아 강제징수 절차가 본격화되면 회수율이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제도 이용자들은 선지급액이 생활에 도움이 됐다면서도 지원 금액을 늘리고 복잡한 신청 절차를 간소화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양육비 선지급제는 비양육부모로부터 양육비를 받지 못하는 한부모에게 정부가 양육비를 먼저 지급한 뒤 채무자로부터 이를 회수하는 제도다. 지난해 7월 시행됐다. 정부는 채무 불이행자 명부 등재와 세금 환급금 압류·추심명령, 운전면허 정지, 출국금지 등의 조치를 통해 선지급금을 회수한다.

전지현 양육비이행관리원 원장은 "양육비 채무자가 송달을 받을 때까지 통지하고 이후 계속 독촉해야 해 회수에 시간이 오래 걸린다"며 "많은 건수가 아직 송달되지 않았거나 변제기한이 남아 있어 회수율이 낮다. 본격적으로 강제징수 절차에 들어가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남상희 성평등부 가족지원과 과장도 "양육비 선지급제가 잘 정착된 독일도 2023년 기준 회수율이 약 19%”라며 “회수율이 높지 않지만 한부모가족 자녀가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사회안전망을 제공한다는 취지에서 제도를 계속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옷 한 벌 더 살 여유"... "월 20만원은 부족"
제도를 이용하는 한부모들은 양육비 선지급으로 생활에 다소 여유가 생겼지만 지원액과 신청 절차는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이날 서울 중구 양육비이행관리원에서 만난 40대 여성 A씨는 2019년 이혼한 뒤 11세와 15세 자녀 두 명을 혼자 키우고 있다. 매달 총 50만원의 양육비를 받기로 했지만 제대로 지급되지 않아 관리원의 도움을 받았다.

A씨는 "아이들에게 계절이 바뀔 때 한 벌씩 사줬던 옷을 두 벌은 사줄 수 있게 됐다"면서도 "공부를 잘하는 큰아이를 학원에 보내기에는 부족한 액수"라고 말했다. 이어 "아이가 일본어를 정말 잘해 회화를 배우고 싶다고 해도 학원에 보내줄 수 없었다"며 "하고 싶다는 공부를 시켜주지 못할 때 마음이 아팠다"고 했다.

다만 A씨는 "선지급받은 양육비를 조금씩 모아 아이가 원하던 일본 여행을 시켜줄 수 있게 됐다”며 “기쁘고 감사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법원 오가고 서류 준비 복잡해..."신청 절차 간소화 해야"

이용자들은 선지급을 받기까지 거쳐야 하는 절차도 간소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양육비 선지급을 받으려면 양육비이행관리원을 통해 법률지원이나 채권추심 지원을 신청하거나 이행명령·강제추심 등 양육비 이행 확보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2013년 이혼한 뒤 16세 자녀를 키우는 여성 B씨는 "관리원의 도움을 받으면 법적 절차가 무료지만 해야 할 일이 너무 많다"며 "다른 지역에 있는 법원에 직접 가야 하고 미비한 서류도 한 번에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법적 절차나 자문이 좀 더 빨리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혼한 딸이 사망한 뒤 손주를 키우는 70대 여성 C씨도 "내야 하는 서류와 받아야 할 자료가 많고 순서가 복잡하다"며 "일하느라 바쁜 젊은 사람이나 노인은 신청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지원액을 현실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B씨는 "금액이 솔직히 많지는 않다"며 "아이가 수학여행 때 쓸 돈을 벌기 위해 주말에 피자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고 했다.

양육비 선지급액은 자녀 1인당 월 20만원으로 만 18세까지 지급된다. 올해 6월 기준 7372가구의 미성년 자녀 1만1631명에게 누적 188억원이 지급됐다. 오는 10월부터는 중위소득 150% 이하로 제한했던 소득 기준이 폐지돼 지원 대상이 확대된다.

지원액이 적다는 지적에 대해 남 과장은 "양육비 선지급금 월 20만원과 별도로 한부모 양육수당 월 23만원이 있고 소득 기준에 따라 지원 내용도 다르다"며 "아동수당 등 다양한 지원책을 함께 봐달라"고 말했다.

이소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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