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치매 환자의 배우자는 배우자가 치매가 아닌 사람보다 치매에 걸릴 위험이 약 70% 더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대만 국가위생연구원(NHRI) 우치신 박사팀은 20일(현지시간) 미국의사협회 학술지 JAMA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에서 대만 기혼자 95만여 명을 대상으로 치매 환자의 배우자가 치매에 걸릴 위험을 분석, 이 같은 연관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기존 연구에서는 오랜 기간 같은 환경에서 생활하며 식습관과 운동, 사회경제적 환경 등 다양한 위험요인을 공유한 부부의 경우, 치매 환자를 돌보며 겪는 스트레스와 우울, 수면장애, 사회적 고립 등이 배우자의 인지 기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연구팀은 "기존 연구들은 대상 규모가 작거나 특정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해 치매 위험이 연령이나 소득, 가족 구성 등에 따라 어떻게 달라지는지는 충분히 확인하지 못했다"고 이번 연구 배경을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대만 국민건강보험연구데이터베이스(NHIRD)를 이용해 1998~2022년 새로 치매 진단을 받은 사람의 배우자 19만1021명과 출생연도, 성별, 소득, 거주지역 등을 맞춘 대조군 76만4084명 등 95만5105명을 비교 분석했다.
추적 관찰 결과, 치매 환자의 배우자는 대조군보다 모든 원인에 의한 치매 발생 위험이 유의미하게 높았다.
특히, 여성은 치매 위험비(HR)가 1.74로 대조군보다 치매 위험이 74% 높았고, 남성은 위험비가 1.69로 69% 높았다.
이 같은 경향은 알츠하이머병과 혈관성 치매만 따로 분석했을 때도 비슷하게 나타났다.
소득이 높거나 자녀 수가 많은 경우에는 배우자의 치매와 자신의 치매 위험 간 연관성이 다소 약해졌다.
연구팀은 "이는 소득이 높으면 돌봄 서비스 이용이나 경제적 지원받을 여력이 상대적으로 크고, 자녀가 많으면 돌봄 부담을 가족이 분담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배우자의 치매와 치매 위험 증가의 연관성은 부부가 공유하는 위험요인과 돌봄 과정의 만성 스트레스, 우울, 수면장애, 사회적 고립, 염증 반응 증가, 건강관리 소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일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연구 결과는 치매 위험은 가족 및 사회경제적 환경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만큼 치매 위험 평가와 예방 전략에서도 개인뿐 아니라 가구의 생활환경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음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