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료에 백기 들고 다 떠났는데"…올영·다이소 들어선 이유 [장서우의 하입:hype]

입력 2026-07-29 07:00   수정 2026-07-29 07:15

"임대료에 백기 들고 다 떠났는데"…올영·다이소 들어선 이유 [장서우의 하입:hype]


‘죽은 상권’으로 평가받던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이 살아날 조짐이다. 올리브영, 다이소 등 소비 수요를 끌어모으는 ‘앵커테넌트’(핵심 점포)가 늘어나고 있다.
올영 1호점 들어섰던 곳…매장 4개로 늘어
2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규 매장인 다이소 신사가로수길점이 이달 31일부터 영업을 시작한다. 다이소는 이미 신사역 인근에 매장(신사역점)을 두고 있지만, 가로수길 한복판에 매장을 한 곳 더 냈다.

올리브영도 지난 5월 30일 세로수길점을 새로 열었다. 세로수길은 가로수길 옆에 난 작은 골목으로, 가로수길 상권에서 뻗어나간 곳이다. 신사점, 신사서초점, 가로수길 타운에 이은 이 지역 인근 네 번째 매장이다. 4층 높이, 총 174평 규모의 대형 매장으로 들어섰다.

올리브영 신규 매장은 애플스토어 1호점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다. 2018년 초 애플스토어 입점을 기점으로 가로수길 상권은 정점을 찍고 쇠퇴하기 시작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애플이 고액의 임대료를 지불한 탓에 인근 지역 임대료가 동반 급등했고, 이를 버티지 못한 브랜드들이 줄줄이 철수했다.


가로수길 상권에 다시금 활기가 돌고 있는 건 외국인 관광객의 영향이 적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다이소 관계자는 “신사 상권은 내국인뿐 아니라 외국인 방문도 많은 곳”이라며 “수익성이 어느 정도 확인됐기에 신규 매장을 출점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리브영을 운영하는 CJ올리브영 관계자도 “가로수길은 주변에 성형외과, 피부과가 많아 내·외국인의 시술 후 ‘애프터케어’ 수요가 많은 편”이라고 했다. 애프터케어는 올리브영이 최근 들어 힘을 싣고 있는 카테고리다. 시술 후 피부 회복과 관리까지 의료 관광 패키지로 묶이면서다. 실제로 올리브영 세로수길점 전체 매출 중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80%에 육박한다.

외국인 관광객을 겨냥한 행사도 마련됐다. 오는 8월 한 달간 올리브영 세로수길점에서 CJ온스타일의 향 전문 브랜드 테일러센츠가 국립박물관문화재단과 협업해 만든 국립박물관 유물 에디션 팝업을 연다. 국립중앙박물관, 국립민속박물관을 상징하는 향으로 만든 샤쉐, 핸드크림 등 30여 개 제품이 판매될 예정이다.

두 자릿수 공실률…‘저점매수’ 가속화하나
가로수길은 한때 서울에서 가장 붐비는 상권이었다. 미국 뉴욕의 소호, 일본 도쿄의 긴자 등에 비견될 정도로 글로벌 패션·뷰티 브랜드들의 입점이 활발했다. 올리브영이 1999년 1호점을 낸 곳도 이곳(신사점)이었다.

그러나 높은 임대료와 그에 따른 젠트리피케이션(기존 매장이 임대료를 버티지 못하고 내몰리는 현상), 코로나19 팬데믹 악재 등이 겹치며 공실률이 급등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신사역 공실률은 17.5%로, 북촌(1.6%), 명동(5.1%), 강남(6.7%), 도산대로(7.8%) 등 주요 상권 대비 높다.


전성기 때와 비교하면 땅값이 많이 떨어져 저점 매수하기 좋은 환경이란 분석도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가로수길 건물 평당 매매 가격이 3억 원까지 올랐다가 최근 2억 원 정도로 낮아졌다. 젠틀몬스터부터 아디다스, 폴로 랄프 로렌, 메종마르지엘라, 라코스테, 리바이스, 탬버린즈, 딥티크, 아르켓 등 국내외 패션·뷰티 브랜드들의 플래그십 스토어가 여전히 성업 중이기도 하다.

리테일 상권 분석 전문가인 김성순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부대표는 “가로수길 상권이 팬데믹 당시 명동과 같이 바닥을 찍고 올라가는 분위기”라며 “다이소나 올리브영 같은 라이프스타일 전반을 다루는 리테일 매장들이 앵커테넌트 기능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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