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주인이 갑자기 사망했다면? 전세보증금은 누구에게 받아야 할까

입력 2026-07-30 07:30  

집주인이 갑자기 사망했다면? 전세보증금은 누구에게 받아야 할까

안녕하세요. 여러분의 부동산 주치의 배준형 수석전문위원입니다.

“집주인이 갑자기 돌아가셨다는데, 제가 지급한 전세보증금은 이제 누구에게 받아야 하나요?”

실무 현장에서 종종 접하는 질문입니다.

임대차계약 기간 중 집주인이 사망했다는 소식을 들으면 임차인은 당황할 수밖에 없습니다.
내 전세계약은 그대로 유지되는지, 보증금은 안전한지, 계약이 끝나면 누구에게 반환을 요구해야 하는지 막막해집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임대인이 사망했다고 해서 임대차계약이나 임차인의 보증금 반환채권이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임대인의 재산상 권리와 의무가 상속인에게 승계되기 때문입니다.

다만 임대인의 사망만으로 계약이 곧바로 종료되거나 보증금을 즉시 돌려받을 수 있게 되는 것은 아닙니다. 기존 임대차계약은 원칙적으로 그대로 유지되고, 계약이 종료됐을 때 상속인에게 보증금 반환을 청구하는 구조입니다.

이번 시간에는 집주인이 사망했을 때 임차인이 누구에게 보증금을 청구해야 하는지, 상속인이 여러 명이면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상속포기나 한정승인이 이루어진 경우에는 무엇을 확인해야 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집주인이 사망해도 임대차계약은 끝나지 않습니다

가장 먼저 알아두셔야 할 원칙이 있습니다.

집주인의 사망은 임대차계약의 자동 종료 사유가 아닙니다.

민법 제1005조에 따르면 상속인은 상속이 개시된 때부터 피상속인의 재산에 관한 포괄적인 권리와 의무를 승계합니다.
여기서 피상속인은 사망해 재산과 권리·의무를 물려주는 사람이고, 상속인은 이를 물려받는 배우자·자녀 등의 사람을 말합니다.

집주인이 사망하면 주택 소유권뿐 아니라 임대차계약상 임대인의 지위도 상속인에게 승계됩니다.
임차인이 주택을 사용·수익할 수 있도록 해야 할 의무, 임대료를 받을 권리, 계약이 종료되면 보증금을 반환해야 할 의무가 함께 넘어가는 것입니다.

상속에 따른 승계는 법률에 의해 이루어집니다.
따라서 임차인의 동의를 받거나 임대차계약서를 새로 작성해야만 효력이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상속등기가 아직 완료되지 않았다고 해서 기존 임대차계약이 사라지는 것도 아닙니다.

다만 임차인의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임차인은 집주인의 사망 여부와 관계없이 주택의 점유와 주민등록을 유지하고, 확정일자 등 보증금 보호 요건을 계속 갖추고 있어야 합니다.


집주인이 사망했다고 보증금을 바로 달라고 할 수 있을까요?

임대인이 사망했다는 이유만으로 보증금 반환 시기가 즉시 도래하는 것은 아닙니다.
기존 임대차기간이 남아 있다면 계약은 원칙적으로 약정된 만료일까지 이어집니다.
계약을 종료하려면 임대차기간이 끝나거나, 법에서 인정하는 해지 사유가 있거나, 상속인들과 중도해지에 합의해야 합니다.

따라서 집주인이 사망했다는 사실만으로 임차인이 일방적으로 계약을 끝내고 보증금 반환을 요구할 수 있다고 단정해서는 안 됩니다.

계약이 적법하게 종료되면 상속인들은 보증금을 반환해야 하고, 임차인은 주택을 인도해야 합니다.

보증금 반환의무와 주택 인도의무는 원칙적으로 동시에 이행해야 하는 관계입니다. 임차인은 보증금을 받는 것과 동시에 집을 비우고 열쇠를 넘겨줄 준비를 해야 합니다.


상속인이 여러 명이면 모두 새로운 임대인이 될까요?

집주인에게 배우자와 자녀 등 상속인이 여러 명 있다면, 상속재산이 정리되기 전까지 공동상속인들이 임대인의 지위를 공동으로 승계하는 경우가 일반적입니다.

임차인 입장에서는 누구에게 보증금을 요구해야 할지가 가장 큰 고민입니다.

“상속인이 세 명이면 보증금도 3분의 1씩 나눠서 받아야 하나요?”

일반적인 금전채무는 상속이 개시되면 상속분에 따라 나뉘는 것이 원칙입니다. 이런 채무를 가분채무라고 합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공동임대인들이 부담하는 임차보증금 반환채무를 성질상 나눌 수 없는 불가분채무로 보고 있습니다.
상속으로 임대인의 지위를 공동 승계한 경우에도 보증금 반환채무는 불가분채무가 될 수 있다는 것이 대법원의 입장입니다.

불가분채무라는 것은 임차인이 보증금을 상속인별 지분에 맞춰 각각 나누어 청구해야만 한다는 뜻이 아닙니다.

상속을 포기하지 않고 임대인의 지위를 공동으로 승계한 상속인들이라면, 법리상 공동상속인 중 한 사람에게도 보증금 전액의 반환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한 상속인이 보증금 전액을 반환했다면 그 상속인이 다른 공동상속인에게 각자의 부담 부분을 정산해 달라고 요구할 수 있습니다. 이는 상속인들 내부의 문제이지 임차인이 보증금을 상속분별로 쪼개 받아야 하는 문제는 아닙니다.



그렇다면 상속인 한 사람에게만 청구하면 될까요?

법리상 한 명에게 전액을 청구할 수 있다고 해서, 실제로 확인되는 상속인 한 사람에게만 연락하면 된다고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먼저 그 사람이 최종적으로 상속인이 맞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상속을 포기했을 수도 있고, 한정승인을 했을 수도 있습니다. 상속재산분할을 통해 해당 주택을 다른 상속인이 단독으로 취득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따라서 실무에서는 확인된 공동상속인 전원에게 계약 종료와 보증금 반환 요구를 통지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소송을 제기할 때도 상속포기·한정승인 여부와 상속재산분할 상황이 불명확하다면, 확인되는 상속인 전원을 피고로 정하는 방안을 우선 검토하는 것이 좋습니다.

일부 상속인만을 상대로 소송했다가 그 사람이 이미 상속을 포기한 것으로 확인되면 상대방을 다시 특정해야 하는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상속포기와 한정승인은 책임 범위를 바꿉니다

집주인의 빚이 재산보다 많다면 상속인들은 상속포기나 한정승인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상속포기는 처음부터 상속인이 아니었던 것과 같은 효과가 발생하는 제도입니다.

어떤 상속인이 적법하게 상속을 포기했다면 그 사람에게 임대인의 책임을 물을 수 없습니다. 다음 순위 상속인에게 상속이 넘어갈 수 있으므로 최종적으로 누가 상속인이 됐는지 다시 확인해야 합니다.

한정승인은 상속으로 취득한 재산의 범위 안에서만 고인의 채무를 갚겠다는 제도입니다.

상속인이 한정승인을 했다면 임차인은 보증금 반환을 청구할 수 있지만, 원칙적으로 상속인의 고유재산이 아니라 상속받은 재산 범위에서 변제를 받게 됩니다.

따라서 “상속인이니 개인재산으로 무조건 보증금 전액을 갚아야 한다”고 단정해서는 안 됩니다.

상속인이 누구인지뿐 아니라 상속포기와 한정승인 여부도 확인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가족관계증명서만으로 상속포기까지 알 수 있을까요?

임차인은 보증금 반환채권자로서 상속인의 범위를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가족관계등록 관련 규정은 채권·채무의 상속과 관련해 상속인의 범위를 확인할 필요가 있는 이해관계인이 소명자료를 제출하면 가족관계증명서 등의 발급을 신청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임대차계약서와 신분증, 임대인의 사망 및 채권관계를 확인할 수 있는 자료 등을 준비해 시·구·읍·면의 가족관계등록관서에 문의할 수 있습니다.
실제 요구 서류는 사안과 발급기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방문 전에 필요한 자료를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다만 가족관계증명서를 발급받았다고 해서 상속인이 최종 확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가족관계증명서는 배우자·자녀 등 법정상속인이 될 수 있는 사람을 확인하는 자료입니다. 상속포기나 한정승인 여부가 가족관계증명서에 표시되는 것은 아닙니다.

상속포기와 한정승인은 가정법원에서 별도로 진행되는 절차이므로, 소송 과정에서 법원의 보정명령이나 사실조회 등을 활용하거나 전문가를 통해 별도로 확인해야 할 수 있습니다.

“가족관계증명서에 이름이 있으니 무조건 책임지는 상속인이다”라고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임차인이 따라야 할 실전 대응 순서

1. 등기부등본과 임대차계약부터 확인하십시오
먼저 등기부등본을 발급받아 사망한 임대인이 실제 소유자로 등기돼 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근저당권, 압류, 가압류, 경매개시결정 등 보증금 회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권리도 함께 살펴봐야 합니다.
임대차계약서, 확정일자, 전입일자와 현재 주민등록 상태도 다시 확인해야 합니다.
집주인이 사망했다고 해서 기존 대출이나 압류가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2. 상속인이 누구인지 확인하십시오
가족관계증명서 등을 통해 법정상속인이 될 수 있는 사람을 확인합니다.
배우자와 자녀가 있는지, 선순위 상속인이 모두 상속을 포기해 다음 순위로 넘어갔는지, 한정승인이 이루어졌는지는 별도로 살펴봐야 합니다.
상속인들이 상속재산분할을 마쳤거나 주택의 상속등기가 완료됐다면 등기부등본을 통해 해당 주택을 누가 취득했는지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3. 확인된 상속인 전원에게 서면으로 통지하십시오
계약 만료가 다가오고 있다면 법정 통지 기간 안에 갱신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혀야 합니다.
계약이 이미 종료됐다면 보증금 반환을 요구해야 합니다.

내용증명에는 다음 내용을 구체적으로 적는 것이 좋습니다.

임대차계약의 대상 주택
보증금과 계약기간
계약 종료일
보증금 반환을 요구하는 날짜와 계좌
보증금을 받는 동시에 주택을 인도하겠다는 의사

가능하면 확인된 상속인 전원에게 발송해야 합니다.

상속인 중 한 명이 대표로 협의한다면 다른 상속인에게서 적법하게 권한을 위임받았는지 확인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4. 보증금을 받기 전에는 대항요건을 유지하십시오
임차인은 보증금을 돌려받을 때까지 주택의 점유와 주민등록을 유지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확정일자를 받아두었다면 경매나 공매에서 우선변제를 받을 수 있는 기반이 됩니다.
집주인이 사망했다는 이유만으로 먼저 이사하거나 전입신고를 옮기면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에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상속인들이 “상속 절차가 끝나면 돌려주겠다”고 말하더라도 보증금을 받기 전에 성급히 주택을 완전히 비워서는 안 됩니다.

5. 이사해야 한다면 임차권등기 완료부터 확인하십시오
임대차계약이 종료됐는데도 보증금의 전부 또는 일부를 받지 못한 상태에서 이사해야 한다면 임차권등기명령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법원에 신청하는 것만으로 바로 이사해서는 안 됩니다.
등기부등본에 임차권등기가 실제로 기재된 것을 확인한 뒤 전입신고를 옮기고 주택을 인도해야 기존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순서는 다음과 같습니다.

임대차계약 종료
→ 임차권등기명령 신청
→ 법원의 결정
→ 임차권등기 완료
→ 등기부등본 확인
→ 전입신고 이전 및 이사

임차권등기 전에 먼저 이사하면 기존 보증금 순위를 잃을 수 있으므로 특히 주의해야 합니다.

6. 반환하지 않으면 소송과 경매를 검토하십시오

상속인들이 서로 책임을 미루거나 상속 절차가 끝나지 않았다는 이유로 보증금 반환을 계속 미룬다면 보증금반환청구소송이나 지급명령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승소 판결이나 집행권원을 확보한 뒤에도 반환하지 않으면 상속주택이나 상속재산에 대한 강제집행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공동상속인 중 한 사람에게 전액을 청구할 수 있는 법리가 있더라도, 소송 전에는 최종 상속인과 상속포기·한정승인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확인된 상속인 전원을 상대로 소송하는 것이 안전한지, 일부 상속인만을 상대로 진행해도 되는지는 개별 사건의 상속관계와 재산 상태를 보고 결정해야 합니다.


상속인이 없거나 모두 상속을 포기했다면?

사망한 임대인에게 상속인이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법정상속인이 모두 상속을 포기해 보증금을 청구할 상대방을 찾기 어려운 상황도 생길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보증금 반환채권이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상속인의 존재 여부가 분명하지 않거나 상속재산을 관리할 사람이 없는 경우, 이해관계인인 임차인은 가정법원에 상속재산관리인 선임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상속재산관리인이 선임되면 임차인은 관리인을 상대로 보증금 반환과 상속재산 처리 문제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다만 상속인이 불분명한 사건은 송달과 당사자 특정, 상속재산 조사 등 절차가 복잡해질 수 있으므로 변호사나 법무사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월세와 관리비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임대인이 사망했다고 해서 임차인의 월세와 관리비 지급의무가 자동으로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상속인이 여러 명이고 어느 계좌로 지급해야 하는지 불분명한데, 특정 상속인이 자신에게만 보내라고 요구하는 경우에는 신중해야 합니다.

확인된 상속인들이 공동으로 지정한 계좌인지, 그 사람이 다른 상속인으로부터 수령 권한을 위임받았는지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지급할 상대방을 알 수 없거나 상속인들이 서로 다른 주장을 해 정상적인 지급이 어려운 경우에는 임의로 월세를 중단하기보다 변제공탁 가능성 등을 전문가와 검토해야 합니다.

월세를 아무런 조치 없이 미납하면 나중에 연체 책임이 문제될 수 있습니다.


임차인이 기억해야 할 다섯 가지

첫째, 집주인의 사망만으로 임대차계약이 종료되거나 보증금 반환일이 앞당겨지는 것은 아닙니다.
둘째, 임대인의 계약상 권리와 보증금 반환의무는 상속인에게 승계됩니다.
셋째, 공동상속인의 보증금 반환채무는 불가분채무가 될 수 있지만, 상속포기·한정승인·상속재산분할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넷째, 가족관계증명서는 상속인이 될 수 있는 사람을 확인하는 자료일 뿐, 상속포기나 한정승인 여부까지 보여주는 서류는 아닙니다.
다섯째, 보증금을 받기 전에 이사해야 한다면 임차권등기를 신청한 뒤 등기부에 실제로 기재된 사실을 확인하고 이동해야 합니다.



집주인이 사망해도 보증금 채권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임대인의 갑작스러운 사망은 임차인에게 분명 당혹스러운 일입니다.

하지만 집주인이 사망했다고 해서 전세보증금 반환채권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기존 임대차계약은 계속 유지되고, 계약이 종료되면 상속인이 보증금 반환의무를 승계합니다.

다만 상속인이 여러 명이라고 해서 단순히 가족관계증명서에 나온 사람 중 한 명에게만 청구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누가 최종 상속인인지, 상속포기나 한정승인이 있었는지, 상속재산이 어떻게 분할됐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임차인은 보증금을 받을 때까지 대항요건을 유지하고, 계약 종료와 반환 요구를 서면으로 남겨야 합니다.
이사가 불가피하다면 임차권등기가 완료된 것을 확인한 뒤 움직여야 합니다.
상속인이 없거나 모두 상속을 포기한 경우에도 상속재산관리인을 선임해 절차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집주인의 사망은 보증금이 사라지는 문제가 아니라, 청구 상대방과 절차가 복잡해지는 문제입니다.

불안한 마음에 먼저 전출하거나 집을 비우기보다는 임대차계약서, 등기부등본, 가족관계 서류와 통지 내역을 갖춘 뒤 차근차근 대응하시기 바랍니다.


배준형 한경부동산밸류업센터 수석전문위원(밸류업이노베이션 대표)

※ 본 칼럼은 임대인의 사망과 임차보증금 반환, 상속인 확인, 상속포기·한정승인, 임차권등기명령 등에 관해 일반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법률·부동산 실무 쟁점을 설명한 정보성 콘텐츠입니다. 실제 보증금 반환 책임과 청구 상대방은 최종 상속인, 상속포기·한정승인 여부, 상속재산분할, 임대차 종료와 대항요건 유지 여부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구체적인 사안은 변호사, 법무사, 공인중개사 등 관련 전문가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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