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보완수사권 폐지 앞두고…경찰 "1900명+α 인력 보강"

입력 2026-08-03 17:42   수정 2026-08-04 00:34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권 폐지를 앞두고 경찰이 수사 역량 강화를 위한 준비에 나섰다. 추가 인력을 확보하고 형사소송법 개정 후속 조치를 전담할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한다. 법 개정 후속 조치에 나서야 하는 검찰은 지휘부 공백과 제도 안착 우려로 혼란을 겪고 있다.

홍석기 국가수사본부장은 3일 형사소송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 이후 처음 열린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형사사법체계의 중대한 전환점인 만큼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새 제도가 현장에 조기 안착하도록 하는 것이 경찰의 최우선 과제”라고 말했다.

지난달 31일 국회를 통과한 개정 형사소송법은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권을 폐지하고, 추가 수사가 필요하면 경찰 등 수사기관에 보완수사를 요구하도록 했다. 검사는 공소 제기와 유지에, 경찰은 수사에 책임을 지도록 역할을 나눈 것이다. 경찰은 보완수사 요구를 받으면 원칙적으로 1개월 안에 결과와 자료를 보내야 하며 필요하면 한 차례 연장할 수 있다.

제도 시행의 성패는 경찰이 첫 수사의 품질을 얼마나 높이고 보완수사 요구에 신속히 대응하느냐에 달렸다. 검찰의 보완수사 요구는 2023년 9만9888건에서 지난해 11만 건을 넘어섰고 올해 상반기에만 6만5913건을 기록했다.

홍 본부장은 “최초 수사 단계에서 지금보다 더 책임감 있게 사건을 처리해 완결성을 최대한 높이겠다”고 했다. 개정법에 따라 경찰이 송치 전 검사에게 법률적 판단과 조언을 요청할 수 있고 검사에게도 답변 의무가 생기는 만큼 쟁점을 미리 조율하면 보완수사 요구를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검사도 직접수사 대신 공소 제기와 유지에 집중하게 된다”며 “필요한 부분만 보완수사를 요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수사권 비대화 우려에 선을 그었다. 중요범죄는 중대범죄수사청이 맡고, 경찰의 보완수사가 미흡하면 공소청이 다른 수사기관을 지정할 수 있어 견제 장치가 강화됐다는 것이다.

국수본은 내부 인력 1900여 명을 수사 부서에 재배치하고 추가 인력을 확보한다. 수사기획조정관을 중심으로 형사소송법 개정 대응 TF도 가동했다. TF는 수사준칙과 내부 규칙, 지침을 정비하고 일선 경찰관서의 보완수사 요구 처리 속도를 점검한다.

경찰이 시행 준비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법무부와 검찰 내부에서는 현장 혼란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이날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신임 검사 임관식 직후 “이렇게 빛의 속도로 형사소송법이 개정된 것은 처음”이라며 “선의를 갖고 설계한 제도라도 현장에서 어떻게 작동할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형사사법제도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 안전을 지키는 데 매우 중요하다”며 “피해자의 피해가 악화하거나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는 상황이 생기면 신속히 수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법무부가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하거나 대통령에게 재의요구권 행사를 건의하지는 않겠다고 밝혔다. 국회 심사 과정에서 정부 의견이 상당 부분 반영된 만큼 법 개정의 효력을 다투기보다 후속 제도 설계와 인력 재배치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 법무부는 공소청 출범 뒤에도 보완수사 요구와 기소·불기소 결정, 공소 유지, 형 집행과 범죄수익 환수 업무가 남는다며 현재 8000여 명인 검찰 인력의 기능별 개편 방안을 관계부처와 협의하고 있다.

우연수/김유진 기자 coinciden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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