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지난 7일 6258.77에 마감하며 7주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코스피지수가 두 달 가까이 하락세를 이어간 건 미국 중앙은행(Fed)의 4회 연속 자이언트스텝과 레고랜드 사태가 겹친 2022년 12월 후 처음이다.
증시가 횡보하는 것은 개인과 외국인이 모두 관망세로 돌아선 영향이 크다. 증시 대기자금 성격인 투자자예탁금은 6월 하루 평균 129조원에서 이달 105조원으로 감소했다. ‘빚투’ 지표인 신용융자 잔액도 38조원에서 28조원으로 줄었다. 지난달 31일 사상 최대 순매수(8조5703억원)를 기록한 외국인도 지난주 순매도(-7조1821억원)로 돌아섰다.
전문가들은 횡보장을 끝낼 3대 주요 모멘텀으로 인공지능(AI) 기업의 수익성 인증,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 안정, 반도체 투톱의 조(兆) 단위 주주환원을 꼽았다. 구체적인 규모는 이르면 이달 말 발표된다. 두 회사의 올해 잉여현금흐름 전망치가 300조원을 넘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150조~180조원 안팎의 주주환원책을 내놓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투자자의 관망세를 반전시키려면 반도체 대장주가 확실한 주주환원 의지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했다.
AI버블론·中반도체 추격·고금리…3대 악재에 발목 잡힌 코스피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시장의 우려를 당장 잠재우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반도체 투톱의 2027~2028년 실적 호조에 따른 기대가 이미 주가에 상당 부분 반영됐기 때문이다. 중국 반도체라는 변수도 있다. 박세익 체슬리투자자문 대표는 “2차전지도 처음에는 중국이 저가형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만 생산한다고 했지만 현재 테슬라와 벤츠 등 주요 업체가 중국 배터리를 쓰고 있다”며 “반도체에서는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와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가 ‘회색 코뿔소’(예상할 수 있지만 쉽게 간과하는 위험)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각각 3.8배, 3.7배로 저평가돼 있는데도 투자자가 선뜻 매수에 나서지 못하는 이유다.
외국인의 유가증권시장 귀환 요건으로 꼽히는 ‘금리 안정’ 역시 단기간에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미국의 7월 고용이 예상보다 크게 부진한 것으로 나오면서 미국의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소폭 내렸지만, 여전히 심리적 저항선인 연 5%에 가깝다.
관건은 주주환원 규모다. 증권가에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올해 FCF가 각각 200조원대와 70조~100조원대를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두 회사가 최근 3년간 FCF의 50%를 배당 및 자사주 매입 재원으로 활용하겠다고 밝힌 만큼 시장에선 반도체 투톱이 내놓을 올해 주주환원책 규모가 최소 150조원 이상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해외 기관투자가도 주주환원 확대를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2분기 콘퍼런스콜에서 “주주환원 규모와 방식을 연말까지 정하겠다”고 밝혔다가 주주 비판에 3분기 내 발표로 앞당겼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삼전닉스의 주주환원은 외국인 투자자에게도 ‘코리아 밸류업’에 대한 확실한 신뢰를 심어주며 증시 재유입을 이끌어내는 핵심 촉매제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이선아/강진규 기자 su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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