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랑스 아비뇽 페스티벌을 달군 한강 작가의 <작별하지 않는다> 낭독극이 서울서도 펼쳐진다.
12일 예술경영지원센터는 세계 무대의 화제작과 국내 창작자의 실험적인 신작을 한자리에서 만나는 서울국제공연예술제(SPAF)가 10월 막을 올린다고 밝혔다.
올해 SPAF 주제는 '예술의 다중우주(Multiverse of Art)'다. 서로 다른 문화와 기억, 감각이 교차하는 작품을 통해 동시대를 바라보는 예술의 다양한 시선을 제시한다.
한강의 소설을 원작으로 이자벨 위페르와 이혜영이 출연하는 낭독극부터 독일 연극계가 주목하는 박본 연출과 SPAF가 3년에 걸쳐 공동 제작한 오페라까지 국내외 주요 작품이 다채롭게 펼쳐진다.
올해 26회를 맞는 SPAF는 오는 10월 8일부터 25일까지 18일간 서울 주요 공연장에서 열린다. 예술경영지원센터가 주최·주관하고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후원한다.
우선 연극과 무용, 비주얼 퍼포먼스, 확장현실(XR) 등 장르와 매체의 경계를 넘나드는 세계 공연 7편을 소개한다.
대표 화제작은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한강의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를 무대화한 낭독극 '새'다. 지난 7월 아비뇽 페스티벌에서 세계 초연된 데 이어 서울 관객과 만난다.
프랑스 연출가이자 파리 라 콜린 국립극장 예술감독인 줄리 델리케가 연출하고, 배우 이자벨 위페르와 한국 배우 이혜영이 출연한다. 한강 작가는 이번에 무대에 오르지 않을 예정이다. 이 작품은 10월 10일부터 이틀간 서강대 메리홀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아비뇽 페스티벌과 협력한 주요 초청작도 선보인다. 아비뇽 페스티벌 예술감독 티아고 호드리게즈의 연극 '사이의 거리'는 화성으로 떠난 딸과 지구에 남은 아버지의 이야기를 통해 세대와 관계의 거리를 그린다. 말리초 바카 발렌수엘라의 다큐멘터리 연극 '기억의 저편'은 개인과 도시의 기억을 무대 위로 불러내며 2024년 아비뇽 페스티벌에서 호평을 받았다.
아비뇽 페스티벌 협력작 외에도 동시대 공연예술의 폭넓은 흐름을 보여주는 무대가 이어진다. 프랑스 현대무용을 대표하는 안무가로 손꼽히는 마틸드 모니에르의 '소아페라, 인스톨레이션'은 '2026~2027 국립극장 레퍼토리 시즌'과 연계해 관객을 찾는다.
기술과 이미지로 공연의 경계를 확장하는 시도도 눈길을 끈다. 플뢰르 앨리스 노블의 비주얼 퍼포먼스 '루만'과 '그녀의 2차원적 삶', 2025년 베니스 국제영화제 이머시브(Immersive·몰입형) 경쟁 부문 초청작 '블러: 경계가 흐려질 때' 등이 관객과 만난다. '블러: 경계가 흐려질 때'는 퍼포머와 가상현실을 결합한 XR 작품으로 새로운 관람 경험을 제안한다.
박본 연출의 오페라 '세 번째 전쟁'도 상연된다. 극작과 연출을 맡은 박본은 독일과 한국을 기반으로 강렬한 서사와 음악적 요소를 결합한 독창적인 작업 세계를 구축하며 국제 평단의 주목을 받아온 예술가다. 소프라노 임선혜와 배우 강애심,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에 출연한 아누팜 트리파티 등 국내외 아티스트들도 함께 무대에 오른다.
장르와 형식의 경계를 넓히는 신작들도 첫선을 보인다. 김재훈의 '화성학 실습'은 음악과 움직임, 미디어 아트를 결합해 새로운 공연 언어를 탐구한다. 황수현은 '히히히스토리'를 통해 시각적으로 보이는 무용의 형식을 넘어 또 다른 안무적 실험을 시도한다. 관객 참여를 중심으로 작업해 온 극단 코끼리들이 웃는다는 '찰나의 찰나'에서 모래를 매개로 놀이와 명상이 공존하는 공간을 만든다.
공연은 국립극장, 대학로극장 쿼드, 아르코·대학로예술극장, 서강대 메리홀, NC문화재단 스테이지 블랙 등 서울 주요 공연장에서 열린다.
최한종 기자 onebe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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