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9440억원대 재산분할 소송이 다시 대법원 판단을 받게 됐다. 최 회장 측이 파기환송심 판결에 불복해 재상고하면서 2017년 시작된 두 사람의 이혼 법정 다툼도 9년을 넘기게 됐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 회장 측 법률대리인은 이날 오후 파기환송심 판결을 다시 판단해 달라는 취지의 재상고장을 서울고등법원에 제출했다. 이날은 재상고 기간의 마지막 날이다.
재상고심의 핵심 쟁점은 재산분할 비율의 적정성이다. 파기환송심은 노 관장의 분할 비율을 2024년 항소심의 35%에서 33.33%로 낮췄다. 앞서 대법원이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 300억원을 노 관장의 재산 형성 기여에서 제외하라고 판단했는데도 분할 비율은 1.67%포인트 낮아지는 데 그쳤다. 최 회장 측은 이 같은 분할 비율이 적정한지 다시 다툴 것으로 보인다. 이혼이 확정된 뒤 오른 SK㈜ 주가를 분할 비율에 반영한 것이 적절했는지도 쟁점이 될 전망이다.
9440억원을 현금으로 마련해야 하는 부담도 재상고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졌다. 최 회장 측은 재산분할금 일부를 SK㈜ 주식으로 지급하는 방안을 노 관장 측에 제안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금 마련을 위해 SK㈜ 주식을 대규모로 매각할 경우 그룹 경영권이 흔들리거나 주가가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 일정 규모 이상 주식을 매각하려면 내부자거래 사전공시제도에 따라 거래계획을 미리 공시해야 한다.
재상고로 당장의 지연이자 부담도 피하게 됐다. 파기환송심은 판결 확정 다음 날부터 재산분할금을 모두 지급할 때까지 연 5%의 지연손해금을 물도록 했다. 9440억원을 기준으로 연 472억원, 하루 약 1억2900만원이다. 재상고로 판결 확정이 미뤄지면서 대법원 판단이 나올 때까지 지연이자는 발생하지 않는다.
SK실트론 지분 29.4%와 관련한 판단도 쟁점이 될 전망이다. 최 회장 측은 이 지분에 대한 투자가 혼인관계가 이미 파탄 난 2017년 총수익스와프(TRS) 방식으로 이뤄진 만큼 노 관장의 재산 형성 기여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2024년 항소심은 이 지분과 관련한 최 회장의 재산적 가치를 약 7500억원으로 평가했다.최 회장 측은 재상고심에서 이를 재산분할 대상에 포함한 판단과 가치 산정 방식 등을 다툴 것으로 예상된다. 김유진 기자 magiclam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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