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차의 '제2 성장'…창업자 물러나고 수출 목표 44% 높여 [차이나 워치]

입력 2026-08-18 10:24   수정 2026-08-18 10:42

지리차의 '제2 성장'…창업자 물러나고 수출 목표 44% 높여 [차이나 워치]


중국 지리자동차가 경영진을 대대적으로 교체하고 해외 판매 목표를 끌어올리며 '제2의 성장'에 시동을 걸었다.

창업자 리수푸가 핵심 상장사인 지리차 회장직에서 물러나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하고, 올해 수출 목표를 기존 64만대에서 92만대로 44% 높였다.

중국 내수 시장의 극심한 가격 경쟁과 글로벌 보호무역주의가 동시에 거세지는 상황에서 창업자 중심 중국 자동차회사에서 현지 생산을 기반으로 한 글로벌 자동차그룹으로 체질을 바꾸겠다는 전략이다.
회장 바꾸고 수출 목표 44% 상향
18일 지리차에 따르면 올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15% 증가한 1736억위안(약 36조3270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6년 연속 상반기 매출 증가다. 매출총이익률은 17.9%로 높아졌다. 차량 한 대당 핵심이익도 45% 늘어난 6806위안을 기록했다. 올 상반기 판매량은 142만대를 넘어섰다.


실적 개선의 핵심 동력은 해외 시장이다. 올 상반기 중국 외 지역 판매량은 47만4000여대로 158% 급증해 이미 지난해 연간 수출량 42만대를 넘어섰다. 지난 6월과 7월에는 두 달 연속 월간 수출이 10만대를 웃돌았다.

이에 지리차는 올해 수출 목표를 64만대에서 92만대로 높였고, 연간 100만대에 근접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지리차는 현재 114개 해외 시장에 진출해 2000개가 넘는 판매·서비스 거점을 확보하고 있다.

실적 발표와 함께 경영 체제도 크게 바꿨다. 40년 가까이 지리그룹을 이끌어온 리수푸가 지리차 회장과 집행이사에서 물러나고 안충후이가 신임 회장을 맡는다.

리수푸는 모회사 지리홀딩스 회장과 지리차 지배주주 지위는 유지한다. 지리차는 "이번 인사를 장기 승계 계획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향후 개인이 아닌 조직 시스템과 체계적인 인재 파이프라인에 의존해 성장하게 될 것이라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경영진 교체의 배경에 중국 자동차 시장의 구조 변화가 있다고 보고 있다. 내수에서는 비야디(BYD)를 비롯한 전기차 업체 간 가격·기술 경쟁이 격화하고 성장 속도도 둔화하고 있다. 지리차의 올 상반기 전체 판매가 1%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해외 판매가 두 배 이상 늘면서 국내 판매 감소분을 상쇄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지리차가 제시한 원 지리 전략 역시 지리차·갤럭시·링크앤코·지커 등 브랜드 간 중복을 줄이고 기술·조달·생산을 통합해 수익성을 높이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지리차는 앞으로 프리미엄화와 글로벌화를 통해 지속 가능한 고품질 성장 기반을 강화할 방침이다.
전문경영·현지생산·AI에 미래 걸어
해외 전략도 기존 수출 중심에서 현지 생산으로 바뀐다. 리수푸는 "세계가 탈세계화라는 역사적 전환을 겪고 있다"며 새로운 해외 생산능력을 직접 짓기보다 글로벌 기업과 협력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실제 지리차는 포드와 스페인 발렌시아 공장에 합작사를 설립해 2028년부터 지리 전기차와 포드 차량을 공동 생산한다. 포드가 66%, 지리가 34%를 보유하며 공장의 잠재 생산능력은 연간 약 50만대다. 볼보자동차·르노와도 현지 생산과 연구개발(R&D), 공급망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지리의 다음 목표는 수출 대수 확대보다 글로벌 현지화와 기술 수익화다. 장기적으로 전체 판매의 3분의 2를 해외에서 올리겠다는 목표다. 유럽에서는 2~3년 안에 연간 60만대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


동시에 지리는 전 영역 인공지능(AI)을 기술 전략의 핵심으로 내세워 AI 모빌리티 선도 기업으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중국에서 규모를 키워 완성차를 해외로 밀어내던 과거 방식에서 벗어나 현지 자동차회사와 공장·기술·공급망을 공유하는 방식으로 글로벌화를 다시 설계하고 있는 셈이다. 지리차의 이번 경영진 세대교체 역시 인사 변화가 아니라 중국 자동차업계의 성장 공식 자체가 내수·수출에서 전문경영·현지생산·AI로 바뀌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베이징=김은정 특파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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