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정·공공기관 2차 지방이전 계획 발표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기관들이 술렁이고 있다. 이전 대상과 지역, 시기 등이 공식화되기도 전에 일부 기관 노조는 성명과 집회에 나섰고, 다른 기관들도 집단행동 가능성을 열어두는 분위기다.
19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중앙행정기관 이전은 행정안전부가, 공공기관 이전은 국토교통부가 각각 맡아 추진하고 있다. 공공기관 이전을 담당하는 국토부는 서울 잔류 기관을 최소화한다는 기조 아래 대상 기관들의 의견을 수렴 중이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14일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대통령께서 ‘서울 잔류 제로에 도전해보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이전 대상이나 지역, 발표 시점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정부는 국정과제 로드맵에 따라 하반기 2차 공공기관 이전 계획을 발표한다는 목표지만, 후보 기관 선정도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다. 대상 기관 노조와 지방자치단체 협의, 지방시대위원회 심의 등도 거쳐야 한다.
반발은 금융권에서 먼저 커지고 있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은 정부가 국책은행 등의 지방 이전을 강행할 경우 이달 28일 총파업 총력투쟁 결의대회를 열고 다음 달 4일 총파업에 들어가겠다는 방침이다. 지난 12일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는 조합원 96.1%가 총파업에 찬성했다.
금융노조는 전날 청와대 앞 기자회견에서 “국책은행 이전의 최대 이해당사자인 금융노동자를 배제한 채 정치적 셈법으로 정책금융기관을 흔드는 시도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한국산업은행 노조도 기업은행·한국수출입은행 노조와 공동으로 지방이전 반대 집회를 연 데 이어 박상진 산은 회장에게 본점 이전 반대 입장을 밝히라고 요구했다. 산은 노조는 “본점 이전 논란으로 조직과 전문인력이 다시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금융감독원 노조 역시 지난 17일 성명을 내고 “금융을 최전선에서 감독해야 할 감독기구까지 후선으로 후퇴시키는 초악수”라고 비판했다. 금감원 노조는 금융민원 81.4%, 금융회사 본점 91.6%, 현장검사 대상 88.3%, 상장기업 본사 72.7%가 수도권에 몰려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농협중앙회와 수협중앙회도 내부 동요가 커지고 있다. 두 기관은 현행법상 공공기관이 아니어서 지방이전 대상에 포함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전 비용도 부담으로 꼽는다. 농협중앙회 노조는 본사 이전에 토지 매입비를 제외하고도 최소 2520억원이 필요하다고 추산했다. 수협중앙회 노조는 광주 이전 시 약 3500억원, 부산 이전 시 약 6000억원이 들 것으로 봤다.
지방 이전 후보군에 포함된 정부 부처들은 공개적으로 반대 의사를 밝히기 어렵지만 내부에서는 우려와 불만이 번지고 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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