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가 한풀 꺾인다'는 처서(處暑)가 이틀 앞으로 다가왔지만 올해도 '처서 매직'은 기대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처서 당일인 23일 낮 최고기온이 34도까지 오르고 이후에도 평년보다 높은 기온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처서가 관측 이래 가장 더웠던 데 이어 최근 들어 절기와 실제 기온의 괴리가 커지는 모습이다.
21일 기상청에 따르면 처서인 23일 전국 아침 최저기온은 21~26도, 낮 최고기온은 29~34도로 예보됐다. 평년(최저 20~24도, 최고 27~31도)보다 대체로 높은 수준이다. 충청권과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폭염주의보와 경보가 발효된 가운데 당분간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최고체감온도가 33도 안팎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더위가 가시고 모기도 입이 삐뚤어진다는 처서가 지나면 마법처럼 더위가 물러나 '처서 매직'이라는 표현이 쓰여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런 말이 무색할 정도로 처서 무렵에도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지난해 처서 전국 평균기온은 28.3도로 집계됐다. 전국적인 기상관측망이 갖춰진 1973년 이후 가장 높았다. 2024년 세운 종전 최고 기록(28.1도)도 불과 1년 만에 갈아치웠다. 지난해 처서 전국 평균 최고기온도 33.8도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종전 기록은 1985년 기록한 32.8도였다. 평년과 비교하면 평균기온은 3.9도, 최고기온은 4.8도나 높았다.
올해도 처서를 기점으로 더위가 크게 꺾이지 않을 전망이다. 북태평양고기압이 한반도 쪽으로 세력을 확장한 영향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광복절 연휴 남해안에 많은 비를 뿌린 저기압이 동쪽으로 빠져나간 뒤 그 자리를 북태평양고기압이 채우면서 고온다습한 공기가 한반도로 유입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상청 중기전망에 따르면 25~31일 전국 아침 기온은 21~26도, 낮 기온은 28~35도로 예상된다. 평년 아침 최저기온(19~23도)과 낮 최고기온(27~30도)보다 최대 5도 높은 수준이다. 대기가 불안정해 내륙을 중심으로 종종 소나기가 내리겠지만, 열기를 식히기 어려울 전망이다.
이달 초처럼 낮 최고기온이 40도에 육박하는 극한폭염이 나타날 가능성은 낮다. 티베트고기압의 세력이 약화해 ‘이중 열돔’이 형성되지 않아서다. 또 1.5㎞ 상공의 기온이 8월 초보다 2~3도 낮고 일사량이 줄어든 점도 극한폭염 가능성을 낮추는 요인이다.
기상청은 제18호 태풍 사우델의 경로에 주목하고 있다. 21일 오전 9시 현재 사우델은 괌 동북동쪽 약 490㎞ 부근 해상에서 북서진하고 있다. 오는 26일 오전 사우델은 오키나와에 상륙할 것으로 예상된다. 26일 이후 사우델이 중국 쪽으로 서진할 경우 북태평양고기압의 영향이 한반도에 오래 남으면서 폭염과 열대야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반면 태풍이 북쪽으로 방향을 틀거나 태풍이 끌어올린 고온다습한 공기가 한반도로 유입될 경우 강수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
진영기 기자 young7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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