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대생 김 부장 "월 600만원 벌어도 남는 돈은…" 한숨

입력 2026-08-21 19:00   수정 2026-08-21 19:40


지난해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라는 드라마가 화제가 됐다. 제목만 보면 남부럽지 않은 중년의 이야기 같지만, 실제로는 대기업에서 퇴직한 뒤 소득이 끊기며 경제적 어려움에 부딪힌 50대 남성의 분투기다. 서울에 집 한 채 있고 대기업에 다니는, 겉보기엔 안정된 1970년대생의 속사정이 생각보다 녹록지 않다는 현실을 잘 드러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올해 47~56세인 70년대생은 자산과 소득이 정점에 이르렀지만 동시에 부모와 자녀 부양, 자신의 은퇴 준비까지 한꺼번에 떠안은 경제적으로 ‘불안정한 세대’이기도 하다.
◇순자산 1위인데 남는 돈은 월 72만원

21일 국가데이터처, 한국은행, 금융감독원의 ‘2025년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르면 50대 가구주의 평균 자산은 6억6205만원으로 전 연령대에서 가장 많았다. 평균 부채 1억1044만원을 뺀 순자산도 5억5161만원으로 1위였다. 문제는 부동산 등 실물자산에 전체 자산의 약 75%가 묶여 있다는 점이다. 50대 가구의 평균 금융자산은 1억6507만원, 실물자산은 4억9698만원이었다.

버는 돈은 많지만 지출도 커 실제로 가용 가능한 현금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우리금융그룹이 지난해 말 발간한 ‘2025 우리금융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70년대생 대부분과 연령대가 겹치는 중년층(40~54세)의 월평균 가구 총수입은 609만원이었다. 20대 309만원, 30대 504만원, 55~69세 532만원보다 많았다. 월평균 총지출(저축·투자액 포함)도 538만원으로 역시 가장 컸다. 이를 모두 빼고 난 월평균 잉여자금은 72만원에 불과했다. 55~69세 시니어층(71만원)과 차이가 없었다.
◇부모·자녀에 월 155만원

버는 게 많아도 쓸 돈이 넉넉하지 않은 핵심 이유 중 하나가 부모와 자녀를 동시에 책임지는 ‘이중 부양’ 부담이다. 재단법인 돌봄과미래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진행한 조사에 따르면 1970~74년생의 25%가 부모와 자녀를 경제적으로 지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모와 자녀 부양에 쓰는 돈은 월평균 155만원에 달했다. 76%는 자녀에게 경제적 지원을 하고 있었고, 지출액은 월평균 107만원이었다. 본인 또는 배우자의 부모를 부양한다는 응답은 42%로, 월평균 62만원을 부양비로 지출했다.

특히 자녀에게 대학 졸업 이후에도 경제적 지원을 계속하는 경우가 많다. 한국고용정보원이 2024년 작성한 ‘2030 캥거루족의 현황 및 특성’ 보고서에 따르면 부모와 함께 살며 경제적으로 의존하는 캥거루족은 30∼34세가 약 50%, 25∼29세가 80%에 달했다. 청년층의 취업 시기가 늦어지고 비혼 또는 만혼 등으로 결혼 문화가 바뀌고 있는 점이 영향을 준 것으로 해석된다.

이 때문에 70년대생은 정작 자신의 노후는 제대로 준비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돌봄과미래 조사에서 1970~74년생 가운데 노후 준비를 하고 있다는 응답은 50%에 그쳤다. 1960년대생은 62%였다.
◇퇴직 후 연금 받기까지 12년

70년대생을 벼랑 끝으로 모는 또 다른 요인은 일자리 퇴직과 국민연금 수급 사이의 ‘소득 공백’이다. 국민연금 노령연금 수령 연령은 1953년생부터 상향됐다. 1953~56년생은 61세, 1957~60년생은 62세, 1961~64년생은 63세, 1965~68년생은 64세인 데 비해 70년대생이 속하는 1969년생 이상은 65세다. 그만큼 윗세대보다 소득 공백이 클 수밖에 없다.

국가데이터처가 이달 5일 발표한 고령층 부가조사에 따르면 55~79세 취업 경험자 가운데 일자리를 그만둔 사람의 퇴직 당시 평균 나이는 53.0세였다. 현재 기준 1973년생에 해당한다. 일자리에서 물러난 뒤 정상 노령연금을 받기까지 약 12년의 간격이 생기는 것이다. 돌봄과미래 조사에 따르면 1970~74년생 가운데 은퇴 후 소득 공백이 걱정된다는 비율은 91%에 달했다. 한 은행 PB센터장은 “부모 간병과 자녀 지원을 동시에 하는 70년대생은 소득 공백의 고통이 더 크다”고 말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