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도 했잖아요"…급증하는 ‘매도인 대출’ 정말 될까 [김용우의 각개전투]

입력 2026-08-23 07:00  

"대통령도 했잖아요"…급증하는 ‘매도인 대출’ 정말 될까 [김용우의 각개전투]

한경 로앤비즈의 'Law Street' 칼럼은 기업과 개인에게 실용적인 법률 지식을 제공합니다. 전문 변호사들이 조세, 상속, 노동, 공정거래, M&A, 금융 등 다양한 분야의 법률 이슈를 다루며, 주요 판결 분석도 제공합니다.




얼마 전 대통령이 과거 거주하던 경기 성남 분당구 소재 사저를 처분하는 과정에서 매수인 명의 부동산에 17억7000만 원 상당의 근저당권을 설정하는 이른바 ‘매도인 대출(사인 간 금전소비대차)’을 실행한 사실이 밝혀져 시장에서 큰 논란이 됐습니다. 정부가 가계부채 관리와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해 금융권 대출 규제를 강화하는 상황에서, 정책의 최고 책임자가 사금융 형태의 대출을 활용해 주택을 처분한 것이 온당한가를 두고 형평성 논란이 제기된 것입니다.

그러나 이 거래의 내면을 법률적으로 들여다보면 정비사업 규제와 거래절벽이 복잡하게 얽힌 특수한 사정이 존재합니다. 대통령 내외가 보유한 해당 아파트는 1기 신도시의 대표 단지로서 「노후계획도시 정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에 따른 선도지구이자 신탁방식으로 정비사업을 추진 중인 곳이었습니다. 신탁방식 정비사업의 경우 사업시행자 지정 이후에는 조합원(토지등소유자) 지위 양도가 엄격히 제한됩니다. 2018년 대통령이 배우자인 영부인과의 공동소유로 명의를 변경하는 과정에서 ‘10년 보유·5년 거주’라는 지위 양도 예외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던 것으로 파악됩니다.

결국 신탁사 지정 이후 잔금을 치를 경우 매수인 입장에서는 지분 절반이 현금청산 대상이 될 수밖에 없는 긴박한 상황이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종전 주택 처분 시점상 당장 잔금 마련이 어려운 매수인의 사정을 고려해 매도인인 대통령 부부는 2026년 10월경까지 잔금 지급을 유예하되 채권 확보를 위해 근저당권을 설정하는 방식을 선택한 것입니다. 이는 법적으로 불법이라 볼 수 없으며, 잔금 조달이 일시적으로 막힌 거래 현장에서 종종 쓰이는 사적 브릿지론 구조입니다.

물론 부동산 정책의 총책임자로서 스스로 무주택자가 되어 정책적 신뢰를 높이려는 의도였다 하더라도, 대출 규제로 거래가 막혀 있던 일반 국민의 입장에서는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사실입니다. 동시에 국가 최고 통치자의 사저마저 정상적인 금융 거래로는 처분되기 어려운 현 부동산 시장의 심각한 거래절벽 단면을 여실히 보여준 사례이기도 합니다.
급증하는 매도인 대출, 정말 현장에서 가능할까?


이 사례가 언론을 통해 널리 알려지자 강남 등 고가 주택 밀집 지역을 중심으로 “은행 대출이 막히면 매도인 대출을 활용해 우회하면 된다”는 식의 기대감이 형성되고 있습니다. 그동안 대출 규제로 고가 주택 거래가 멈춰 섰던 상황에서, 매도인 대출이 거래 물꼬를 터줄 대안이 될 수 있을지 법리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현재 수도권 주요 지역 대부분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돼 있습니다. 따라서 사금융을 활용한 부동산 거래가 최종 완성되려면 관할 지자체장으로부터 토지거래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과연 매도인 대출을 수반한 거래가 토지거래허가를 무사히 통과할 수 있을까요?

현행 「부동산 거래신고 등에 관한 법률」 제12조에 규정된 허가 기준을 보면, 행정청이 허가를 거부할 수 있는 사유는 주로 ‘자기의 거주용 주택용지로 이용하려는 경우’ 등 투기적 거래 목적 여부와 실거주성에 한정돼 있습니다. 즉, 법령상 ‘개인 간 대출의 적정성’이나 ‘자금 조달 방식의 타당성’ 자체를 직접적인 불허가 사유로 명시하고 있지 않습니다.

따라서 매수인이 갭투자가 아닌 실거주 목적을 갖췄다면, 매도인으로부터 상당한 채무를 지고 자금을 조달했다는 사정 만으로 토지거래 불허가 처분을 내릴 법령상 명분은 낮아 보입니다. 구조적으로 ‘매도인 대출’ 방식 그 자체만으로 토지거래가 불허가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은 셈입니다.
세무조사 리스크와 변제기의 법리


토지거래허가라는 행정적 문턱을 넘어섰다고 해서 법적 리스크가 완전히 소멸하는 것은 아닙니다. 허가 신청 시 제출하는 ‘주택취득자금 조달 및 입주계획서’와 첨부 서류인 금전소비대차계약서, 근저당권설정계약서는 과세당국에 통보돼 관련 세법에 따른 조사 자료로 활용됩니다.

소비대차계약서에는 원금, 이자, 변제기가 명확히 기재돼야 합니다. 이자의 경우 세법상 증여로 간주되지 않는 적정 이자율인 연 4.6% 이상으로 설정해 실제로 지급한다면 세무상 큰 문제는 발생하지 않습니다. 문제는 변제기, 즉 만기 설정입니다.

대통령 사례처럼 매수인이 종전 주택을 처분하여 잔금을 상환하겠다는 명확한 계획이 있고 단기 변제기가 설정된 경우라면 과세당국이 별다른 문제를 삼기 어렵습니다. 그렇다면 만약 상환 계획이 불분명하여 변제기를 10년 이상의 장기로 정하거나 “향후 주택을 재매각할 때 갚겠다”는 식의 불확정 기한으로 설정한 경우는 어떨까요?

과세당국의 공식 지침이 일률적으로 정립된 것은 아니지만, 세법의 실질에 비추어 볼 때 적정 이자율(연 4.6%)을 준수하고 실제 이자가 매월 정상 지급되고 있다면, 단지 변제기가 장기이거나 불확정 기한이라는 사정만으로 이를 즉시 증여로 단정해 과세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즉, 적정 이자를 꼬박꼬박 부담하는 한 변제기 설정 방식 그 자체만으로 세무당국이 무조건 징벌적 과세를 적용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볼 수 있습니다.
매도인 대출, 감당해야 할 실무적 리스크는?


하지만 이처럼 행정적·세무적 검증을 통과할 수 있다고 해서 매도인 대출이 손쉬운 건 전혀 아닙니다. 금융기관을 배제한 사금융 거래는 본래 은행이 부담하던 각종 조세·소송 리스크를 오롯이 매도인 개인에게 전가시키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매도인은 매수인에 대한 대출실행 여부를 신중히 판단해야 합니다. 만약 매수인에게 적정한 소득이 보장되지 않을 경우를 대비해 소득증빙자료 등을 요구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다음은 이자소득에 대한 세금 부담입니다. 개인 간 금전 대여로 얻는 이자 소득은 세법상 ‘비영업대금의 이익’으로 분류돼 27.5%(지방소득세 포함)라는 높은 원천징수 세율이 적용됩니다.

건강보험료 및 종합소득세 가산 위험도 있습니다. 연간 이자 수입이 2000만 원을 초과하면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에 합산돼 종합소득세율이 급격히 상승합니다. 이에 따라 직장가입자는 소득월액 건강보험료가 추가 부과되고, 피부양자로 등록되어 있던 매도인은 자격이 박탈돼 지역가입자로 전환되는 등 예상치 못한 고액의 건보료를 매달 납부해야 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채권 회수 및 명도 리스크도 만만치 않습니다. 매수인이 이자 지급을 지체하거나 원금 상환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매도인은 임의경매 절차를 직접 진행해야 합니다. 법적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자금이 장기간 동결되는 기회비용이 발생하며, 만약 1순위 금융권 대출이 이미 설정되어 있는 구조라면 후순위 매도인은 경매 시 원금을 회수하지 못할 위험에 노출됩니다.

결국 매도인 대출과 근저당권 설정을 활용한 고가 부동산 거래는 법률 및 세무적으로 성사 가능해 보입니다. 다만 종전에는 금융기관인 은행이 처리하던 대출 심사, 채권 관리, 추심 및 세무 처리라는 번거롭고 위험한 업무가 매도인과 매수인 개인에게 귀속되므로 직접 신경 써야 할 부분이 상당합니다. 이러한 실무적 리스크를 감수하면서까지 매도인 대출을 실행할 것인지는 오롯이 거래 당사자들의 신중한 선택에 달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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