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연일 조희대 대법원장(사진)에 대한 사퇴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사법부 독립이 무너지고 있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노웅래 전 민주당 의원의 뇌물죄 등 항소심 무죄 판결에 대해 이재명 대통령이 ‘검찰의 패악질’이라고 언급한 것을 둘러싸고도 여야 갈등이 계속됐다.박성준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23일 조 대법원장을 겨냥해 “정치 판사들은 사법의 정치화를 정당화하기 위해 사법부 독립이라는 헌법적 가치를 자신들의 방패막이로 악용하고 있다”며 “역대 대법원장은 사법부 수장으로서 지켜야 할 품격이 있었으나, 조 대법원장은 그 품격을 스스로 내던지고 ‘희대의 대법원장’으로 전락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지난해 대선 직전 이 대통령의 재판을 재개한 조 대법원장 사퇴를 주장해왔다. 그러다가 지난 18일 조 대법원장이 공석인 대법관 후보자에 손봉기 대구지방법원 부장판사 등을 서면으로 임명 제청하자 ‘대통령과 합의를 건너뛴 일방적 행태’라며 총공세에 나섰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는 “협의 없이 형식적으로 대법관 후보를 제청해 다른 헌법기관들까지 구렁텅이에 빠뜨리려는 사법 농단”이라며 “이미 탄핵당했어야 마땅한 조 대법원장은 당장 나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청와대도 21일 “협의를 건너뛰고 대통령의 임명권을 존중하지 않은 일방 통보였다”고 대법원을 직격했다.
국민의힘은 “대통령 요구대로 대법관을 제청한다면 사법부의 독립은 무너지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장동혁 대표는 “대법관이 아닌 법관은 대법원장이 임명하도록 한 헌법 제104조 제3항과 함께 ‘사법부 독립’을 위한 핵심 조항”이라며 “어디에도 대통령과 사전에 협의하거나 조율하라는 내용은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청와대와 민주당을 향해 “대통령이 대법관마저 자신의 입맛대로 임명하려고 하고, 그것이 자신의 죄를 무죄로 만들기 위한 것이라면 그게 바로 독재”라고 비판했다.
노 전 의원 무죄 판결을 둘러싼 정쟁도 심화하고 있다. 장 대표는 전날 이 대통령이 노 전 의원의 무죄 판결을 놓고 검찰을 비판한 것에 대해 “(무죄 판결은) 돈을 안 받았다는 판결이 아니라 위법 수집 증거가 법원에서 인정받지 못한 것”이라며 “자기편 ‘부패’는 ‘착한 부패’인가”라고 꼬집었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도 송영길·박주민·박지원 의원 등 민주당 주요 인사가 검찰을 비판한 것을 두고 “형식적 이유로 무죄가 나왔을지언정 돈봉투를 받은 실체가 없어지지 않는다”며 “이재명 공소취소 ‘빌드업’(사전 작업)을 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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