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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자산과 위험자산 가격이 반대로 움직인다는 통념이 무너지고 있다. 대표적 위험자산인 비트코인이 1주일 만에 20% 넘게 오르며 ‘1억원’ 고지를 탈환한 가운데 전통적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금 선물도 5% 이상 동반 상승했다. 시장에서는 미국의 재정 불안이 커져 화폐 가치 하락에 대비하는 ‘디베이스먼트 트레이드’가 부상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24일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이날 오후 3시30분 기준 7만7320달러에 거래됐다. 지난 17일 6만3375달러에서 22% 상승한 가격이다. 원화로 환산하면 1억700만원 정도로, 6월 16일 이후 두 달 만에 1억원을 넘어섰다. 안전자산인 금 가격도 동반 상승했다. 트로이온스당 4400달러 선에 머물던 금 선물 가격이 1주일 만에 4700달러를 넘겨 거래됐다. 올해 초 트로이온스당 5300달러를 웃돌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금 가격은 6월 4000달러로 떨어진 뒤 반등하고 있다.금과 비트코인은 그동안 다른 시장 환경에서 강세를 보였다. 금은 증시 변동성과 경기 불확실성이 커질 때 수요가 늘어나는 안전자산인 반면 비트코인은 기술주와 마찬가지로 유동성과 위험선호에 민감한 고위험 자산이다.
하지만 최근 두 자산이 동시에 큰 폭으로 올라 주목받고 있다. 시장에서는 디베이스먼트 트레이드의 재부상으로 해석했다. 정부의 재정지출과 부채가 늘어나면서 화폐 가치가 하락할 가능성에 대비하는 전략이다. 달러 가치 희석에 대비해 정부가 임의로 찍어낼 수 없는 금이나 비트코인 등으로 자금이 몰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최근 미국의 재정 불안이 다시 부각되자 이 같은 투자 수요에 힘이 실리고 있다. 미국의 국가 부채가 사상 처음으로 40조달러를 넘어섰고, 장기 국채금리도 급등했다. 이에 미국 재무부는 10~30년 만기 국채 바이백 규모를 두 배로 확대하기로 했다. 장기채 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한 조치였지만, 시장 일각에서 정부가 장기금리를 누르기 위해 시장 개입을 늘리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며 달러 가치 희석에 대한 경계심이 커졌다.
세계 최대 헤지펀드인 브리지워터어소시에이츠 설립자 레이 달리오가 최근 채권 비중을 줄이고 포트폴리오 내 금과 비트코인 비중을 늘리라고 조언한 것도 이 같은 맥락이다. 달리오는 3년 안에 미국 연방정부의 부채 위기가 불거질 수 있다고 경고하며 “포트폴리오에서 채권 같은 부채성 자산은 줄이고 금과 비트코인 비중을 높이는 게 좋다”고 언급했다. 금은 전체 자산의 10~15%가량 보유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특히 비트코인 상승폭이 두드러진 배경에는 가상자산 시장의 호재가 함께 작용했다. 미국 현물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로 기관 자금이 다시 유입된 데다 가상자산 규제 완화 기대까지 겹쳤다. 외신에 따르면 지난주 미국 현물 비트코인 ETF에는 약 19억달러가 순유입됐다.
양지윤 기자 y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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