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자리를 준비하며 똑같이 실리콘에서 태어난 반도체와 태양광이 닮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원주 기후에너지환경부 실장은 26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반도체·AI 산업경쟁력 차원 재생에너지 확대 방안 세미나’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 실장은 “같은 모래에서 출발해 하나(반도체)는 빛으로 회로를 새겨 정보를 만들고, 하나(태양광)는 빛을 받아 전기를 만든다”며 “이제 두 산업은 서로가 서로를 필요로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반도체업계가 글로벌 공급망의 탈탄소화 요구와 RE100 이행에 대응하기 위해 안정적이고 경쟁력 있는 재생에너지 확보를 요구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날 세미나는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글로벌 반도체 협회(SEMI)가 공동 주최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를 비롯해 ASML·애플·구글·마이크로소프트 등 국내외 반도체·장비 기업 관계자들이 참석해 반도체와 인공지능(AI) 산업의 경쟁력 확보를 위한 재생에너지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은 국내 반도체와 인공지능(AI)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재생에너지 공급 기반을 확대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사이피 우스마니 SEMI 부사장은 기조연설에서 “한국 AI 반도체 산업을 위해 재생에너지 보급을 확대해야 한다”며 “이는 AI·반도체 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과 글로벌 경쟁력을 뒷받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 입지 규제와 전력망 접속 지연 등 구조적인 과제에 직면해 있다”며 제도 개선 필요성을 지적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빠르게 성장하는 AI 산업에 대응하려면 반도체 공급망의 탈탄소화가 중요하다며 투명성·추적가능성·가격경쟁력을 갖춘 재생에너지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도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의 탄소배출 감축 요구에 대응해 재생에너지 조달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겠다고 했다.
이날 국회와 정부, 지방자치단체, 산업계는 반도체 클러스터에 필요한 재생에너지를 적기에 확보하기 위한 ‘재생에너지 확대 이니셔티브’도 발표했다. 전력계통 연계와 계획입지, 영농형 태양광 등을 활용해 반도체 산업 현장에 맞춘 재생에너지 공급 기반을 구축하고, 산업계의 조달 애로를 정책 개선으로 연결하는 협력체계를 마련한다는 취지다.
정부는 재생에너지 확대와 기업의 조달 여건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기후부는 지난 5월 수립한 제1차 재생에너지 기본계획에 따라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100GW를 보급하고, 공장 지붕과 영농형·수상형 태양광 등을 확대할 계획이다. RPS 제도를 경쟁 기반의 장기 고정가격 계약시장으로 개편하고 PPA 중개플랫폼 도입 등을 통해 기업의 재생에너지 조달도 지원할 방침이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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