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신형 폴더블폰 갤럭시Z폴드8이 '신흥시장 리트머스지' 역할을 맡는 베트남에서 흥행 조짐을 보이고 있다. 현지 주요 유통망에서 예약 주문량이 전작을 큰 폭으로 웃돌았는데 특히 갤럭시Z폴드·플립8 시리즈 주문량 중 절반 이상이 갤럭시Z폴드8로 몰렸다. 개별 유통망에선 증가폭이 더 컸다. 베트남 대형 전자제품 유통망 테저이디동은 갤럭시Z폴드·플립8 시리즈 예약 주문이 3000건 넘게 접수됐다고 발표했다. 전작과 비교해 약 300% 증가한 규모다. 제품별 비중은 갤럭시Z폴드8이 50%, 갤럭시Z폴드8 울트라가 35%로 나타났다. 갤럭시Z플립8은 15%에 그쳤다. 폴드형 모델 2종이 전체 주문량 중 85%를 차지했다.
셀폰S는 정식 판매 첫 사흘간 갤럭시Z폴드·플립8 시리즈 1100대를 판매했다. 전작 정식 판매 당시 같은 기간보다 70% 늘었다. 이곳에서도 갤럭시Z폴드8이 판매량 중 60%를 차지했다. 갤럭시Z폴드8 울트라는 35%, 갤럭시Z플립8은 5%로 집계됐다. 디동비엣과 민뚜언모바일에서도 갤럭시Z폴드8 비중이 각각 61%, 65%로 가장 컸다.
현지 판매가 늘어난 배경으로는 공격적인 가격 정책이 꼽힌다. 삼성전자가 책정한 갤럭시Z폴드8 256GB 모델 판매가는 4699만동(약 250만원)부터 시작된다. 하지만 대형 유통망에선 각종 할인을 적용해 약 4200만동(약 223만원)에 판매하고 있다. 보상판매·회원 혜택을 더하면 약 3900만동(약 207만원) 수준으로 내려간다. 일부 소규모 판매점과 온라인몰에선 3600만~3700만동(약 192만~197만원)에도 판매된다.
삼성전자도 예약 판매 단계에서 가격 부담을 낮췄다. 지난달 22일부터 이달 17일까지 기존 제품을 반납할 경우 최대 300만동(약 16만원)을 추가 보상하거나 200만동(약 11만원) 할인권을 제공했다. 최대 24개월 무이자 할부, 2년 내 화면 교체 혜택도 내놨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 자료를 보면 삼성전자는 올 2분기 베트남 스마트폰 시장에서 출하량 기준 점유율 28%로 1위를 차지했다. 출하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 증가했다. 이 기간 샤오미는 21%로 뒤를 이었다. 이어 오포 20%, 애플 16%, 비보 6% 순이었다.
삼성전자는 새로운 화면 비율과 가벼운 무게를 갤럭시Z폴드8 수요 확대 요인으로 보고 있다. 갤럭시Z폴드8은 4대 3 비율의 7.6인치 메인 화면을 적용했고 무게는 201g으로 역대 Z폴드 가운데 가장 가볍다.
1030세대 호응도 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동남아·오세아니아 지역 삼성닷컴을 통해 갤럭시Z폴드·플립8 시리즈를 주문한 고객 중 10~30대 비중은 약 60%로 절반을 넘었다.
베트남은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 축소판으로 평가된다. 다른 신흥 시장과 달리 중저가·고가 스마트폰 제품군이 모두 활성화된 지역인 데다 전 세계 상위 5개 브랜드가 이곳에서 동일한 구도로 경쟁하고 있어서다.
최근엔 소득 증가로 프리미엄 제품군을 중심으로 한 경쟁도 이전보다 한층 더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다. 이 때문에 베트남에서 흥행 성적을 거두면 다른 시장에서도 높은 판매량을 기록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베트남은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의 핵심 생산기지이기도 하다. 삼성전자가 생산하는 스마트폰 중 약 50%는 베트남에서 생산된다. 현지 생산시설(박닌·타이응우옌)에선 갤럭시Z폴드·플립8 시리즈 모델 전체를 생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판매 초기 대규모 할인과 보상판매가 붙었던 만큼 앞선 흥행세가 장기적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한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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