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 부모님 사드려야겠어요"…요즘 뜨는 '효도템' 정체 [트렌드+]

입력 2026-08-28 12:02   수정 2026-08-28 15:42


고혈압 약을 복용하는 60대 남성 A씨는 혈압계를 꺼내는 대신 스마트워치로 혈압을 수시로 확인하고 있다. 한때 걸음 수를 세는 정도에 그치던 스마트워치가 혈압·수면·체성분 등을 확인하는 일상적 건강관리 도구로 자리 잡고 있다. 여기에 인공지능(AI)이 생체 데이터를 기기 안에서 분석하는 '엣지 AI'까지 더해지면서 활용 범위가 넓어지는 모습이다.
관심은 절반인데…10명 중 8명은 쓴다
28일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만 19~69세 남녀 1000명 대상으로 실시한 '디지털(스마트) 헬스케어 관련 U&A 조사'에 따르면 '디지털 헬스케어에 관심이 있다'는 응답은 44.7%였다. 관련 기기나 애플리케이션(앱)을 하나라도 보유하거나 이용하고 있다는 응답은 78.1%에 달했다.

가장 많이 이용하는 것은 스마트폰에 기본으로 설치된 건강 앱(47.1)%이었다. 스마트워치는 42.3%, 스마트 체중계·체성분 측정기는 26.6%가 이용한다고 답했다. 별도 기기 가운데서는 스마트워치 이용률이 가장 높아 건강 데이터를 확인하는 대표적 웨어러블 기기인 셈이다.

주로 확인하는 지표는 '걸음 수·이동거리'가 70.4%로 가장 많았다. '수면 시간·수면 점수'는 39.9%, '실시간 심박수'는 39.7%, '소모 칼로리'는 30.7%였다. 디지털 헬스케어 기기·앱 이용자의 83.5%는 '실제 건강관리에 도움이 됐다'고 답했다.
60대는 혈압, 20대는 체성분
연령대에 따라 관심을 두는 건강 지표 성격도 달랐다. 60대는 혈압·혈당처럼 건강 이상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수치를 상대적으로 더 많이 파악하고 있었다. '혈압 수치를 잘 알고 있다'는 응답은 84.5%로 전 연령대에서 가장 높았고, '수면 시간과 수면의 질을 잘 알고 있다'는 응답은 67.0%, '혈당 수치를 잘 알고 있다'는 응답은 61.5%였다.

20대는 체성분과 건강 데이터 기록에 더 익숙한 편이었다. '골격근량·체지방률을 잘 알고 있다'는 응답은 48.5%, '건강 데이터를 기록하고 추적한다'는 응답은 38.0%였다. 고연령층이 질환 관리와 연관된 수치를 챙겼다면 젊은 층은 운동·체형 관리에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를 더 세밀하게 확인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건강관리에 대한 관심은 연령대를 가리지 않고 높았다. 전체 응답자의 93.7%가 '평소 건강관리에 관심이 있다'고 답했다. 연령별로는 20대 87.5%, 30대 94.0%, 40대 95.5%, 50대 94.5%, 60대 97.0%였다.
혈압 기능 2배…AI가 '손목'으로
건강 데이터를 일상적으로 확인하는 사람이 늘면서 스마트워치의 건강관리 기능도 확대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2026년 1분기 전 세계 엣지 AI 스마트워치 출하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0% 증가했다. 전체 스마트워치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5%였다.

엣지 AI 스마트워치는 스마트폰이나 클라우드를 거치지 않고 기기 자체에서 AI 연산을 수행하는 것이 특징이다. 심박수와 수면, 체온 등 생체 데이터를 기기 안에서 분석할 수 있어 실시간 건강 분석과 개인정보 보호 측면에서 활용되고 있다. 건강관리 기능을 지원하는 제품도 늘었다. 올해 1분기 혈압 모니터링 기능을 지원하는 스마트워치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두 배 증가했고, 수면무호흡증 감지 기능을 탑재한 제품은 세 배 늘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올해 엣지 AI 스마트워치가 전체 스마트워치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약 32%까지 올라갈 것으로 전망했다. 모힛 아그라왈 카운터포인트리서치 디렉터는 "실시간 건강 경고뿐 아니라 제스처 인식과 개인화 서비스가 확대되면서 올해 엣지 AI 스마트워치 비중은 약 32%까지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소비자들이 앞으로 이용하고 싶은 기능도 구체적인 몸 상태를 확인하는 항목에 몰렸다. '체지방 등 체성분 분석'이 38.7%로 가장 많았고 '혈당 수치 확인' 36.5%, '혈압 확인' 32.9%, '수면 시간·수면 점수 확인' 30.2% 순이었다. '향후 디지털 헬스케어 기기나 앱을 이용할 의향이 있다'는 응답은 80.8%였다.
"병원 대신은 아냐"…정확성이 관건
다만 스마트워치와 건강 앱이 병원 진료를 대신할 수 있다고 보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디지털 헬스케어 데이터가 병원 진료를 대체할 수 없다'는 응답이 66.4%였다. '아무리 기술이 발전해도 결국 건강관리는 스스로의 의지가 더 중요하다'는 응답도 80.9%에 달했다.

기기나 앱을 고를 때는 '측정 데이터의 정확성과 신뢰성'을 중요하게 본다는 응답이 56.5%로 가장 많았다. '사용 편의성'은 43.9%, '지속적인 관리를 돕는 동기부여 요소'는 31.9%였다. 불편 요인으로는 '매일 기기를 착용하거나 데이터를 입력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41.6%, '측정값의 부정확성에 대한 불신'이 40.9%, '구매·이용 비용 부담'이 40.2%로 꼽혔다.

'막연하게 건강에 좋은 제품보다 나의 건강 상태에 맞는 제품으로 관리하고 싶다'는 응답은 77.6%였다. 디지털 헬스케어에 기대하는 역할도 단순한 측정이나 기록보다 개인의 상태에 맞는 관리 방향을 제시하는 쪽으로 옮겨가는 셈이다.

엠브레인 관계자는 "건강에 좋다는 것을 무작정 따라 하기보다 지금 내 몸에 무엇이 필요한지를 데이터로 확인하려는 수요가 커지고 있다"며 "디지털 헬스케어가 일상적인 건강관리 수단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정확하고 믿을 만한 정보를 얼마나 쉽고 편리하게 제공하느냐가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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