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8월 31일 10:11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인수금융시장에서 미레에셋증권의 존재감이 두드러지고 있다. '딜 가뭄' 속에서도 연이어 단독 주선사로 이름을 올리며 활약 중이다. 단순 비중 확대가 아닌, 에쿼티(주식) 투자와 결합 가능한 딜을 선별해온 전략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3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 블랙스톤이 차량 부품사 퓨트로닉을 인수하는 거래에서 인수금융 단독주선을 맡았다. 거래 규모는 약 1조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맥쿼리자산운용 사모투자(PE)부문이 진행하는 가비아 인수에서도 공개매수 사무취급과 인수금융 주선을 동시에 따냈다. 미래에셋증권은 총 4700억원의 공개매수자금 가운데 3800억원에 대한 차입을 제공했다. 만기 9개월의 단기 대출인 만큼 공개매수 이후 인수금융 전환을 위한 브릿지론 성격의 자금 지원으로 풀이된다.
미래에셋증권은 코스톤아시아가 전력기기 솔루션업체 우진기전을 3000억원대에 인수하는 거래에서도 인수금융 단독 주선을 맡았다. 계절적 요인 등으로 '딜 기근'이 나타나는 시기에 근 한달간 굵직한 인수금융 딜을 사실상 '싹쓸이'한 셈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상반기에도 중대형 딜에서 실적을 쌓았다. HD현대오일뱅크·테넷에쿼티파트너스(테넷EP) 컨소시엄의 대경오앤티 인수(5000억원), 글랜우드크레딧의 메가존클라우드 투자(8000억원) 거래에서도 주선사로 참여했다.
수년전만 하더라도 미래에셋증권은 인수금융 리그테이블 상위권을 차지하는 핵심 플레이어였다. ING생명보험·코웨이·ADT캡스(현 SK쉴더스) 등 대형 신규 인수금융·리파이낸싱(차환) 딜에 빠짐없이 참여하며 인수금융 시장의 주도권을 은행에서 증권사로 돌려놓는 데 기여했다. 그러나 인수금융 부문 주요 리더들이 미래에셋을 떠나는 등 인력 유출에 리스크 관리 기조가 강해지며 한동안 존재감이 옅어졌다는 평가를 들었다.
다만 현재 미래에셋은 내부적으로 단순히 '명가 재건'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해석에는 선을 긋는 분위기다. 공격적인 딜 수임으로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기보단 '에쿼티에 강한 증권사'라는 하우스 컬러에 맞춰 프로젝트펀드 출자자(LP) 겸 인수금융 주선사를 겸하는 모델을 지향한다는 분석이다. 사모주식시장에서 업사이드 이익을 누릴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에쿼티 투자와 인수금융 주선을 병행할 수 있다는 취지다.
지난해 미래에셋증권이 주선한 테넷EP의 파워맥스 딜이 이를 입증하는 사례다. 변압기 시장의 이익 성장성을 꿰뚫어보고 신생 사모투자 운용사(GP)의 프로젝트펀드 출자와 인수금융 주선을 병행했다. 인수 당시 대비 실적이 2배로 뛰며 올해 리캡(자본 재구조화)도 단행했는데, 해당 딜도 미래에셋이 맡았다. 미국 스페이스X 사례처럼 글로벌한 고유자산 투자 역량을 내재화하고 '좋은 딜'을 골라내는 안목이 갖춰졌기 때문에 가능한 전략이다.
IB업계 관계자는 "미래에셋증권의 최근 행보는 단순한 실적 쌓기를 넘어 '에쿼티 수익을 함께 창출하는 전략적 투자 파트너'로 체질 개선을 노리는 것"이라며 "리스크 관리와 투자 수익성을 동시에 잡는 모델로 향후 시장 내 독보적인 입지를 공고히 하는 핵심 동력이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송은경 기자 nor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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