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3강 허풍 아니다”…김성주 이사장, 데이터센터 투자 필요성 강조

입력 2026-08-31 14:29   수정 2026-08-31 16:05

이 기사는 08월 31일 14:29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를 한국의 산업 경쟁력을 뒷받침할 핵심 인프라이자 연기금이 주목할 투자처로 꼽았다. 세계적인 수준으로 올라선 반도체와 AI 기술력에 비해 데이터센터 등 기반시설 투자가 뒤처진 만큼 국내외 장기자본을 끌어들여 투자 속도를 높여야 한다는 진단이다.

김 이사장은 31일 전북 전주시 만성동에서 열린 퍼시픽자산운용 전주사무소 개소식에서 “처음에는 ‘AI 3강’이라는 말에 다소 허풍이 섞였다고 생각했는데 반도체와 인적 자원 등 기반을 보면 허풍만은 아니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지금이 대한민국을 세계 3강으로 만들 수 있느냐를 가를 굉장히 중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홍창민 퍼시픽자산운용 대표가 이날 데이터센터 사업 현황과 시장 전망을 설명하자 김 이사장이 국내 시장의 성장 여건과 투자 가능성을 잇달아 물었고, 화두는 자연스럽게 국내 AI 인프라 투자로 옮겨갔다.

김 이사장이 짚은 과제는 기술 경쟁력에 비해 뒤처진 인프라 투자다. AI 확산으로 데이터센터 수요는 빠르게 늘고 있지만 전력 확보와 인허가가 신규 공급을 제약하고 있다. CBRE코리아에 따르면 국내 상업용 데이터센터 시장은 2021년 이후 하이퍼스케일급 공급을 중심으로 연평균 20% 성장했지만, 올 3월까지 수도권 전력계통영향평가를 신청한 522건 가운데 최종 전력 공급 승인을 받은 사업은 10건에 불과했다. 김 이사장은 “정부가 AI 구호만 외쳤지 왜 이런 데 대한 선투자가 안 됐는지 모르겠다”며 인프라 구축 속도에 아쉬움을 나타냈다.

이 같은 문제의식은 국민연금이 국내에서 경쟁력 있는 장기 투자처를 발굴해야 한다는 고민과도 맞닿아 있다. 김 이사장은 뉴욕과 런던 등 해외 자산에 투자해 안정적인 수익을 거두는 것도 중요하지만 “한국에서 어디에, 어떻게 투자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이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 국민연금은 이미 미국과 유럽의 AI 데이터센터에 투자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투자 사례가 없다. 해외에서 축적한 투자 경험을 국내 시장에서도 활용할 기회를 찾을 필요가 있다는 게 김 이사장의 문제의식이다.

데이터센터는 이런 고민에 부합하는 자산으로 거론됐다. AI산업에 필수적인 기반시설인 동시에 사업 하나에 막대한 자금이 들어가는 장기 투자자산이라는 점에서다. 김 이사장은 “데이터센터는 워낙 막대한 자금이 동원되는 만큼 연기금뿐 아니라 정부와 해외 연기금도 투자할 수 있는 분야”라며 국내에서도 투자 기회를 발굴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홍 대표는 글로벌 데이터센터 시장의 공급 제약이 한국에는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은 전력 확보가 신규 개발의 걸림돌로 떠올랐고 중국은 보안과 지정학적 부담, 일본은 자연재해와 입지 제약을 안고 있다는 설명이다. 홍 대표는 “아시아에서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수용할 수 있는 나라는 사실상 일본과 한국”이라며 글로벌 클라우드와 하이퍼스케일 사업자의 한국 시장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퍼시픽자산운용은 물류센터를 중심으로 성장한 뒤 2020년께부터 데이터센터 개발을 주력 분야로 키워왔다. 현재 국내 투자 자산 약 11조7000억원 가운데 데이터센터가 6조원을 넘어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지난해 8월에는 국민연금의 국내 부동산 밸류애드 블라인드펀드 위탁운용사로 선정돼 3990억원 규모 펀드를 조성했다. 이번 전주사무소 개소도 국민연금 자금을 본격적으로 운용하게 된 것을 계기로 현장 소통과 협업을 강화하기 위해 추진됐다.

이날 열린 개소식에는 김 이사장을 비롯해 이재욱 국민연금 인프라투자실장(부동산투자실장 겸임), 정경화 운용지원실장, 최재원 아시아부동산투자팀장, 신미애 전북특별자치도 금융사회적경제과장 등이 참석했다. 김 이사장은 “국민연금과 수시로 정보를 교류하고 실제 투자 성과로 이어지는 거점으로 전주사무소를 활용해 달라”고 당부했다.

전주=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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