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수출이 아니라 내수 육성에 힘을 쏟도록 압박해야 한다는 주장도 폈다. 중국이 내수 부진 때문에 자국 시장에서 안 팔리는 과잉 생산 결과물을 값싸게 수출하면서 수입국은 제조업이 파괴되고, 무역적자와 부채에 시달리게 된다는 게 베선트의 진단이다. 그는 “약한 내수를 수출로 만회하려는 중국을 막는 건 다른 국가들의 대응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이는 중국과의 무역 전쟁을 다자간 압박 구도로 바꾸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미국의 견제에도 중국의 무역 흑자는 줄지 않고 있다. 중국 해관총서(관세청)와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중국 무역흑자는 2021년 6764억달러에서 지난해 1조1890억달러로 늘었고 올해는 1조2000억달러(약 1650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미국 시장에서 밀려난 중국 제품이 유럽과 중남미 등 다른 나라로 흘러 들어가는 풍선효과 영향으로 분석된다.
중국에 대한 세계 각국의 위기감은 계속 커지고 있다. 중국발 ‘수출 공습’을 저지하기 위해 중국을 상대로 ‘플라자합의’를 30년 만에 다시 맺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플라자합의는 1985년 미국, 일본, 서독, 영국, 프랑스가 달러화 가치를 낮추고 엔화 절상을 유도하기 위해 맺은 국제 통화정책 공조다. 급증한 미국의 무역적자를 줄이기 위한 목적이었다.
최근 나오는 아이디어는 1985년과는 좀 다르다. 적정 가치 대비 최대 35% 저평가(미국외교협회 분석)된 것으로 평가받는 위안화 가치를 끌어올려야 한다는 주장이다. 위안화 가치가 낮으면 중국산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져 수출에 유리하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중국의 생산비용은 해외 경쟁사보다 전기차가 32%, 냉장고가 38%, 신발이 53%가량 낮은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경제계에선 주요국이 중국산 제품에 공동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이 위안화를 절상하면 관세를 낮춰주는 방식을 제안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과대평가된 달러 가치를 낮추는 것이 아니라 저평가된 위안화 가치를 높이는 것이 목표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는 10월 예정된 EU와 중국의 무역 협상이 대중국 다자 압박의 실현 가능성을 확인할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미국이 G20 국가의 협조를 끌어내기 위해선 ‘당근’을 줘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뉴욕=황정수 특파원/이혜인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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