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 시행됐는데 사업 못해"…서울 30여곳 주민들 뿔났다

입력 2026-09-01 14:05  


서울 30여곳의 민간도심복합개발사업 준비위원회가 서울시에 주거중심형 운영기준을 즉시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관련 법이 시행된 지 1년 넘게 지났지만 세부 기준이 나오지 않아 주민 동의서조차 받을 수 없다는 주장이다.

UCDA 민간도심복합개발 연합회는 1일 성명서를 내고 서울시의 조례 제정과 후속 행정 절차가 잇달아 늦어지면서 사업 현장이 ‘개점휴업 상태’에 빠졌다고 밝혔다. 연합회는 민간도심복합개발사업을 준비하는 서울 30여곳의 준비위원회가 결성한 단체다.

민간도심복합개발 관련 법은 2024년 2월6일 공포됐다. 시행일은 2025년 2월7일이었다. 부산시와 경기도 등은 법 시행 전후로 관련 조례를 정비해 제도를 가동했다.

서울시 조례는 2025년 12월 말 시의회를 통과했다. 법이 공포된 지 약 2년 만이다. 조례 공포는 2026년 초 이뤄졌다. 시행규칙은 같은 해 6월1일부터 시행됐다.

연합회는 조례와 시행규칙이 마련된 뒤에도 핵심 실무 지침은 나오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서울시 조례 제23조가 위임한'서울특별시 복합개발사업 주거중심형 운영기준' 아직 확정·배포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운영기준이 확정돼야 업무 매뉴얼에 따라 주민 동의서를 받을 수 있다. 기준이 없는 현재는 일선 자치구와 현장 실무자들이 구체적인 가이드라인 없이 손을 놓고 있다는 게 연합회의 주장이다.

연합회는 일반적인 재개발·재건축 관련 조례가 상위법 개정 후 통상 6개월~1년 안에 마련된다고 설명했다. 민간도심복합개발 관련 조례는 법 시행일을 기준으로도 1년 가까운 공백이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후속 절차도 단계적으로 늦어졌다고 주장했다. 조례 제정에 이어 시행규칙과 운영기준 마련까지 지연되면서 법률상 존재하는 제도가 현장에서는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연합회는 서울시가 신속통합기획과 장기전세사업 등을 자체적으로 추진해왔다는 점도 짚었다. 이들 사업과 민간도심복합개발사업의 대상지가 겹쳐 서울시가 관련 절차에 소극적인 것으로 판단했다. 정치적 판단에 따른 의도적 지연이라는 주장도 제기했다.

민간도심복합개발법은 도심 내 주택 공급을 늘리기 위해 용적률 상향 등의 특례를 담고 있다. 연합회는 운영기준 부재로 주민들이 사업 추진 여부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노후 도심의 주거 환경 개선과 신속한 주택 공급이라는 제도 취지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행정 지연으로 인한 피해가 시민과 토지 등 소유자에게 돌아갈 수 있다는 우려도 내놨다. 주택 공급이 필요한 시기에 사업 추진 시기를 놓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연합회는 "서울시는 더 이상의 핑계와 지연을 멈추고 즉각 '서울특별시 복합개발사업 주거중심형 운영기준’을 제정·고시하라"고 했다. 이어 "현장 실무가 즉각 가동될 수 있도록 행정력을 총동원하여 시민의 재산권과 주거 선택권을 보장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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