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현지시간) 중국 증권시보·IT즈자 등에 따르면 화웨이는 이날 스마트폰 메이트80 전 모델 가격을 800위안씩 인상했다. 256GB 모델의 경우 4699위안에서 5499위안으로 뛰었다. 메이트80 프로와 프로맥스는 모든 모델이 1000위안씩 올랐다. 이에 따라 메이트80 프로 1테라바이트(TB)는 8999위안, 메이트80 프로 맥스는 512GB·1TB 기준 각각 8999위안·9999위안으로 뛰었다. 중급형인 창샹90 프로 맥스도 전 모델이 200위안씩 올라 용량별로 1899~2599위안에 판매된다.
아너는 중급형과 플래그십 가격을 동시에 인상했다. 아너 파워2의 두 모델을 각각 500위안, 600위안씩 올려 3199위안과 3599위안으로 책정했다. 아너 매직8은 모델별로 300~500위안 인상해 판매가가 4799~5999위안으로 높아졌다.
샤오미는 앞서 지난달 2일 샤오미17, 레드미 K90, 터보5 시리즈를 모델에 따라 300~500위안 인상한 데 이어 한 달 만인 이날 일부 제품 가격을 다시 조정했다. 레드미 노트17 프로는 전작보다 사양을 낮추면서 가격을 올려 전작보다 판매가 부진했었다.
메이주는 이날 가격을 올리진 않았지만 "가격 인상은 업계 전체가 직면한 상황"이라며 "한 달 더 버티고 국경절 이후 올리겠다"고 했다. 이 회사는 메모리 가격이 계속 뛰는데도 지난달까지 메이주 노트16·메이주22 등을 기존 가격에 판매했다. 하지만 더는 버티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가격 인상 방침을 발표한 것이다.
이처럼 중국 업체들이 줄줄이 가격 인상에 나선 이유는 메모리 가격 폭등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조사를 보면 올 2분기 스마트폰 메모리 가격은 직전 분기보다 80% 넘게 올랐다. 저가폰은 부품비가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데다 마진이 적다. 원가 인상분을 흡수할 여력이 그만큼 작은 셈이다.
이에 저가 스마트폰을 주력으로 하는 업체들은 가격을 올리거나 저마진 사양을 줄이고 수익성이 사라진 제품을 단종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실제로 중국 주요 업체들의 올해 스마트폰 출하량은 15~34% 줄어들 전망이다.
원가 상승 충격은 저가폰이 더 크게 받는다. 지난해 동급 제품과 비교한 올해 저가폰 부품 원가는 70% 급증했다. 중급형은 52% 올랐고 메모리가 전체 부품원가 중 40%를 차지했다. 플래그십도 부품 원가가 50% 가까이 상승해 D램이 시스템온칩(SoC)을 제치고 가장 비싼 단일 부품이 됐다. 일례로 1TB 아이폰18 프로맥스 원가는 전작보다 약 300달러 늘어날 것으로 추산됐다.
지역별 충격도 컸다. 동남아시아에선 올 2분기 150달러 미만 제품 출하량이 38% 급감했다. 중국 샤오미·오포·트랜션은 저가폰 압박으로 출하량이 줄면서 중고가 제품으로 무게 중심을 옮겼다. 중동·아프리카에선 250달러 미만 제품이 26% 감소했다. 보급형 판매 비중이 큰 샤오미는 이 지역 출하량이 34% 줄었다.
미국에선 100달러 미만 제품 판매량이 64% 쪼그라들었다. 저가 제품을 팔던 소형 업체들은 부품을 감당할 만한 가격에 확보하지 못해 출하를 중단하거나 가격을 올렸다. 유럽에선 보급형 중국 제품 의존도가 높은 동유럽 시장이 크게 위축됐다. 최근엔 재고 소진으로 저가 업체를 중심으로 출하량이 더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남미에서도 판매 제품 네 대 중 세 대를 차지하는 보급형·중급형이 가장 큰 타격을 받아 전체 출하량이 10% 줄었다. 특히 모토로라·샤오미·아너의 감소 폭이 두드러졌다. 인도에선 지난 4~7월 가격이 오른 보급형 모델의 인상폭이 평균 약 3200루피에 달해 교체 주기가 길어졌다.
전 세계 판매량 상위 10개 제품이 차지하는 점유율은 26%로 2분기 기준 최고치를 기록했다. 램 부족 속에서 업체들이 소수 핵심 모델과 고가 제품에 자원을 집중하면서 '저가폰 실종'이 세계 시장 판도도 바꾸고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이 틈을 노려 보급형이면서 AI 사용경험을 제공하는 갤럭시A와 플래그십 모델인 갤럭시S, 폴더블 제품인 갤럭시Z로 주력 제품군을 다양화해 시장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김대영/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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