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파주에 사는 윤모씨는 남편과 이혼한 뒤 식당에서 일하며 혼자 두 자녀를 키우고 있다.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여러 식당에서 일하던 그는 손목터널증후군으로 불리는 ‘수근관증후군’을 앓게 됐다. 100만원이 넘는 수술비에 막막해하던 그에게 올해로 세 번째 받은 근로장려금은 큰 힘이 됐다. 윤씨는 “근로장려금이 없었다면 수술도 못 하고 일을 그만둬야 했다”며 “더 열심히 일하며 아이들을 키울 생각”이라고 말했다.

근로장려금은 일은 하지만 소득이 충분하지 않은 가구에 현금을 지원해 소득을 보전하는 동시에 근로를 장려하는 제도다. 올해 기준 가구 유형에 따라 연간 소득이 2200만~4400만원 미만이면 최대 165만~330만원을 지급한다. 2009년 59만 가구에 총 4537억원을 지급한 것을 시작으로 대상과 지원액이 꾸준히 늘었다. 지난해에는 416만 가구가 총 4조6567억원을 받았다. 도입 첫해와 비교하면 지급 가구는 일곱 배, 지급액은 열 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정부는 올해 근로장려금을 한 차례 더 확대한다.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공약에 따라 2026년 세제개편안에서 소득 요건을 완화하고 최대 지급액을 늘리기로 했다. 가구 유형에 따라 연간 소득 2600만~5200만원 미만이면 최대 180만~360만원을 지급한다. 개편안이 시행되면 73만 가구가 새로 혜택을 받고, 연간 지원액도 약 1조2000억원 늘어날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
근로장려금이 노동 공급을 늘리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잇따르고 있다. 일단 일해야 받을 수 있고 일정 구간에서는 소득이 늘어날수록 근로장려금도 함께 증가하도록 설계돼 있어서다. 여러 국내 연구에서 근로장려금 수급자의 근로시간이 늘고 노동시장 참여율이 높아지는 효과가 관찰됐다.
최근 양극화가 심화하는 가운데 근로장려금이 소득 분배를 개선하는 효과도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2021년 기준 근로장려금이 불평등 지표인 지니계수(0=완전 평등~1=완전 불평등)를 0.32% 낮춘 것으로 나타났다.
국세청은 근로장려금 신청 문턱을 낮추는 데도 힘을 쓰고 있다. 홈택스와 모바일 손택스, 자동응답전화(ARS) 등으로 신청할 수 있게 하고, 신청자가 동의하면 일정 기간 신청을 자동으로 처리하는 자동신청제도까지 도입했다. 또 지급 시점을 법정 기한보다 한 달가량 앞당겨 추석 등 지출이 늘어나는 시기에 가계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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