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기술, 中에 빼돌렸다" 핵심 증거, 출처·수정 경로 다시 따진다

입력 2026-09-09 10:00   수정 2026-09-09 11:32



삼성전자의 기술을 중국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로 유출한 혐의를 받는 전직 직원 이모씨의 재판에서 핵심 PRP(Process Recipe Plan·반도체 설계 레시피) 파일의 출처와 수정 경로 등이 불명확한 정황이 나왔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제32형사부(부장판사 류경진)는 전날 열린 삼성전자 기술 유출 사건 공판에서 검찰에 기술 유출 여부를 입증할 핵심 파일의 소재를 분명히 하라고 강조했다.

피고인 측 변호인에 따르면 이른바 '1031 파일'은 별도 재판에서 삼성전자 기술 유출 가담 혐의로 1심에서 징역 7년을 선고받은 전 삼성전자 직원 전모씨의 범행을 입증한 자료다. 검찰은 삼성전자의 18나노 D램 공정 정보가 담긴 1031 파일로 이씨의 혐의도 입증하려 했다. 그러나 이씨 측은 여러 오류가 있는 1031 파일을 자신이 검토했다면 오류가 없었을 것이므로, 1031 파일 수정 등 삼성전자의 기술 유출에 가담하지 않았다는 취지의 주장을 펼쳤다.

그러나 삼성전자 엔지니어 최모씨의 증인신문 과정에서 검찰이 제시한 파일과 이씨가 가진 파일이 다른 정황이 드러났다. 검찰이 최씨에게 1031 파일을 제시하자 최씨는 "공정 전문가가 베껴온 것 같았다"고 말했다. 반면 이씨는 변호인을 대리해 직접 반대신문을 진행하며 검찰이 제시한 1031 파일이 잘못된 자료라고 주장했다. 이씨가 가진 원본과 다르다는 것이다.

이씨는 "(검찰이 원본과 다른 부분을) 잘라서 증인이 똑같은 사진을 보고 똑같다고 증언한 건지, (검찰이) 똑같다고 증언을 하라고 시킨 건지"라고 했다. 이에 검찰 측은 "지금 조작 기소했다고 하는 거냐"고 말했고, 류 판사는 "피고인이 그렇게 주장하는 건 아니다"고 제지했다.

류 판사도 "1031 파일은 범죄 사실을 다툴 핵심 파일이자 직접 증거"라며 "1031 파일 등 여러 파일의 수정 경로 및 출처, 압수 과정 등을 일괄적으로 정리해달라"고 검찰 측에 말했다. 그에 따라 공소 사실도 변경될 전망이다. 변호인 측은 "재판이 너무 늦어지고 공소 사실을 방어할 핵심 파일들이 옮겨 다니면 기존 증인 신문 내용의 실효성이 많이 떨어져 방어권 행사에 지장이 있다"고 밝혔다.

다만 재판부는 다음 기일인 9월 22일에 예정된 재판은 그대로 진행하기로 했다. 그때까지 공소사실이나 PRP 파일의 수정 경로 등이 정리되지 않으면 10월 중순 이후 기일을 따로 지정한다는 방침이다.

임민규 기자 jessim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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