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8일 중국 동부 장쑤성 롄윈강에서 열린 공공안전 과학기술·장비 박람회. 네 발 달린 경찰관 역할을 맡은 로봇개 한 대가 전시장을 돌아다녔다.
이 로봇은 사람이 들어가기 전에 위험 지역에 먼저 투입돼 독성·유해가스를 탐지함으로써 현장 인력이 위험에 노출되는 것을 막도록 설계됐다.
험난한 지형에서도 24시간 연속 작전을 수행할 수 있으며 드론과 연계해 지상과 공중을 아우르는 합동 임무도 수행할 수 있다.

그 옆에서는 사람이 원격으로 조종하는 또 다른 로봇이 잔해 속으로 접근해 폭발물을 찾아낸 뒤 조심스럽게 회수하는 모습이 시연됐다. 사람이 직접 수행할 경우 생명을 위협받을 수 있는 위험한 업무를 로봇이 대신하는 것이다.
이같은 변화는 과학기술로 역량을 강화하고 협력으로 공동의 이익을 창출한다는 주제로 열린 이번 박람회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이번 박람회 면적은 1만3000㎡를 넘고 공공안전·경찰 장비 분야 100개 이상의 기업이 참가했다. 장비·기술, 해외 보안 서비스 솔루션, 장비 수출 종합서비스, 차량 등을 별도 전시 분야로 구성했다.
AI는 수사 과정에도 깊숙이 들어왔다. 현장에 전시된 AI 수사 지원 시스템은 조사 내용을 실시간으로 문자화하고 사건과 관련될 가능성이 있는 핵심어를 자동으로 찾아냈다.

경찰관은 클릭 한 번으로 해당 발언의 원본 음성을 곧바로 확인할 수 있다. 원격 조사도 가능하며 조사 기록은 중국 국가표준에 맞는 형식으로 자동 생성된다. 전문가들은 사건 관리와 용의자 조사, 경찰관 안전 등을 새로운 기술을 적용할 수 있는 분야로 꼽고 있다.
군중과 교통 상황 감시부터 사고 대응, 긴급경보까지 다양한 업무에 활용할 수 있다. 사실상 경찰에 '하늘의 눈'을 제공하는 장비다.
중국에서 빠르게 성장한 로봇·드론·AI 산업의 활용 영역이 제조와 물류, 서비스업을 넘어 치안과 공공안전으로 확장되고 있는 셈이다. 특히 사람이 직접 투입되기 어려운 고위험 현장부터 순찰·수사·지휘까지 적용 범위가 넓어지면서 중국의 스마트 치안 기술이 새로운 산업·수출 분야로 부상하고 있다.

이번 박람회엔 짐바브웨와 우즈베키스탄 등 여러 국가의 경찰·정부 관계자도 참석했다. 중국산 치안 기술과 장비를 단순히 내수 시장에 적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해외 시장과 공공안전 협력 분야로 확장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중국 정부는 이번 박람회를 공공안전 기술과 자원의 국제 교류 확대에 활용하고 각국이 치안·거버넌스 경험을 공유하는 플랫폼으로 만들고자 했다. 이를 통해 중국의 기술과 솔루션을 해외에 확산한다는 구상이다.
베이징=김은정 특파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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